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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대박

by Aphraates 2020. 11. 6.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그게 맞다.

승자와 패자의 환희와 비탄은 이루 형언할 수 없을 것이다.

승자독식이다.

간발의 차이든 현격한차이든 일등이 싹쓸이한다.

일등은 없는 거 없이 다 가져가지만 이등은 연필 한 자루 없다.

이기거나 일등을 하기 위하여 올인하는 것에 따른 승패의 폐해를 거론하며 무슨 좋은 대안을 강구하기도 하지만 어렵다.

이긴 자가 있으면 진 자가 있는 것은 현실적으로 이상적으로나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출근하는데 한 YB가 기술사 이야기를 하였다.

아는 대로 동향을 알려줬다.

일 년에 세 번 있는 시험에서 매회 10여명 남짓 합격시키더니 지난 차에는 60여명을 합격시켰다.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그를 하나의 사건으로 보고 대박이라고까지 한다면서 어쩌다가 그럴 때가 있으니 꾸준히 준비하고 응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했다.

합격생이 갑자기 많아진 것은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험생들의 성적이 우수해서 그럴 수도 있고, 인력수급에 따라 조절될 수도 있고, 채점 기준에 따라서도 합격자가 달라질 수도 있을 텐데 그런 저런 요령 생각하지 말고 배가 쏙 들어가고 양 볼이 쪽 빠지도록 하는 노력이 제일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불합격의 쓴 맛을 그리 크게 보지 않고 시험에 합격한 행운아의 처지에서 진지하게 상담할 정도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흐름은 알고 있으니 조언을 하는 것이다.

무슨 시험이든 체력 조절을 하면서 열심히 하는 것 이외는 왕도가 없을 것 같다.

 

지난 주말에 공인중개사 시험을 치르고 온 여직원이 이번에는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갔는데 2차에서 지문도 다 읽지 못 할 정도로 예상 밖이 문제들이 출제되어 다음을 기약해야겠다고 해서 우려와 격려를 한 바도 있다.

어느 시험이든 보고나면 아쉬운 것이니 너무 낙심하지 말고 푹 쉬면서 결과를 기다려 보라고 했다.

아울러 그 시험은 합격시키기 위한 시험이 아니라 떨어트리기 위한 시험이라는 것을 감안하라 일렀다.

또한 평생 시험 속에서 산 돌팔이 전문가로서 옆에서 지켜보니 실력은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것 같으니 정보를 잘 활용하고, 자기 실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시험 보는 기술을 습득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 소리에 공감하는지 정말 그렇다면서 고개를 끄덕였었다.

 

어떤 시험이이나 선거든 간에 합격하거나 당선되면 대박이고, 안 그러면 쪽박이니 그 희비를 번갈아 맛보면서 커가고 시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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