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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by Aphraates 2021. 5. 22.

글쓰기에 앞서서 한 마디 한다면.

 

시간 없다면서 할 거는 다 하네.

한가하게 글 쓸 시간은 있던가보네.

이상하게 생각지 말게나.

그럼, 할 건 해야지.

아무리 바빠도 사람 배는 채워야 하고, 차 주유나 충전은 해야지.

여러 일들이 겹쳐있을지라도 평소 하던 대로 글은 써야지.

한가해서 그런 것이 아니지.

일상의 하나가 된 것을 이제 와서 바꾸거나 그만둔다면 다른 거라고 잘 되겠나

 

오늘은 콘 이야기다.

하나는 고깔 모양의 맛있는 B(Cone)이고 다른 하나는 광풍이라고까지 말하는 엽전 모양의 B코인(Coin)이다.

 

콘, 다음
코인, 다음

브라보 콘은 환상적이었다.

미당 선생이 근근하게 보내던 고등학교와 군대시절에서였다.

그저 단물 정도이던 기존의 아이스케이크와는 비교가 안 됐다.

맛이 그만이었다.

좋은 것을 맘대로 먹지 못해 더 맛있게 느껴졌다.

후발 주자가 나타나 그 콘과 비슷하거나 더 나은 아이스크림이 속속 출시되었지만 그 맛에 젖어있는 사람은 B 콘이 최고였다.

 

지금도 그 영광을 누리고 있는지 모르겠다.

제과 업계의 3대 산맥이었던 H, L, O의 존재감이 약해진 터라 B 콘 위상이 어떤지 모르겠으나 아마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는 않았을 것 같다.

B 콘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고 비싼 아이스크림이 많으나 옛맛만 못한 것 같다.

다 변했다.

전통의 맥을 이어왔을지라도 세월 따라 입맛이 변했다.

어쩌다 옛 생각이 나 콘을 하나 사 들고 걸어가면서 먹어보지만 감이 다르다.

숨 쉴 틈도 없이 순식간에 폭풍 흡입하는 것이 아니라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간신히 하나 해치우는 정도다.

 

극성스런 코(Co)와 함께 찾아온 B 코인이 애들 잡는다.

아니 붕 뜬 어른도 잡혀간다.

누군가는 투기장으로 몰고, 누군가는 투기장으로 뛰어 들고, 누군가는 선의 또는 악의로 부추기고 있는데 열기와 한기는 하늘과 땅 차이란다.

 

코인을 모르면 현대인이 아니라고 한다.

뒤처진다고도 한다.

하나 단적으로 말할 것이 아니다.

다 그런 건 아니다.

모르는 게 약이라고 하듯이 코인을 몰라도 잘 살고 있다.

오히려 발을 안 들여 놓은 것이 천만다행이라 여길 수도 있다.

 

투자인가, 투기인가.

오십보백보다.

쉬운 것 같지만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하는 사람이나 해야 한다.

막연하게 무조건 머리 디밀고 나설 일이 아니다.

 

주식 투자를 좀 해봐서 안다.

쓴 맛을 톡톡히 봤다.

당하고 난 다음에 성질 죽이고 물러선 것이 오늘을 있게 했다.

안 그러고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어디 한 번 해보자고 붙잡고 늘어졌으면 패가망신했을 것이다.

 

울어라 열풍이다.

울고 싶으니 누가 때려줬으면 좋을 상이다.

가지 말아야 하는 길인데 왜 갔느냐고 물어보면 대답은 대동소이하다.

한 건 잡으려 했고, 남들 다 하는데 나만 못하여 바보가 될 것 같은 불안감에 나섰다는 것이다.

 

가상은 허상이다.

상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처의 현실로  돌아온다.

거기에도 빛과 그림자가 있다.

웃음과 눈물이 함께 하고 있다.

모 아니면 도의 셈법이 통하는 것이다.

이기는 사람이 열이면 지는 사람도 열이다.

웃는 사람 옆에는 눈물짓는 사람이 함께 한다.

그런데 통상 패자만 있지 승자는 없다.

그게 돈놀이 판의 전형적이 구도이자 모습이다.

 

자기는 자기가 책임져야 한다.

함부로 나설 일이 아니다.

깃발을 올리고 출전하였으면 승패도 자기 것이다.

권리와 의무는 자기 것이다.

이익을 봐도 자기 것이고, 손해를 봐도 자기 것이다.

잘 되면 자기 능력이고, 잘 안 되면 조상 탓 하듯이 하면 곤란하다.

 

엉뚱한 핑계를 댈 게 아니다.

어느 세상이든 부귀영화의 차등은 있다.

그래서 성군들은 그를 골고루 나누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으로 태평성대를 만들고자 했다.

잘 되면 좋은데 동전의 양면이어서 다루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양반과 지주는 희희낙락하지만 평민과 소작인은 대성통곡하는 양상의 미완의 과제로 옛날부터 오늘에 이르렀다.

모든 것은 욕심이 화근이라고 한다.

폐해를 인정하면서도 그게 사람 본성인 것을 버리지는 못 하는 것이다.

자본과 노동의 갈등도,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반목도 그로부터다.

오늘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성장과 분배 문제다.

객관식이 아니라 주관식 문제인데 다 알면서도 만족스런 답을 못 낸다.

 

노동의 신성함이 퇴색되고 있는 것 같다.

광풍에 휘말리다보니 정작 해야 할 것은 못한다.

코인 때문에 아우성이란다.

몸과 맘이 많이 상할 거 같다.

일확천금이 들어오면 좋아서 잠 못 이루고 벼락거지가 되어 깡통을 차면 괴로워서 잠 못 이룬다.

잠잠하던 내가 왜 거기에 뛰어들었는지 후회를 하지만 그 때는 이미 어지간한 치명상을 입은 터라 만회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길은 있다.

그 길을 찾아야 한다.

어렵겠지만 손을 털고 빠른 걸음으로 뛰쳐나와야 한다.

변하기 전의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만수무강에 보탬이 된다.

 

라떼를 이야기할 것은 아니다.

신식이든 구식이든 본받을 것은 본받아야 한다.

먹을 거 못 먹고 입을 거 못 입고 허리띠 졸라매고 죽도록 일하여 오늘을 일궜다.

그게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일수도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 그게 세상을 지탱하는 근본이다.

지금 같은 세상에 그렇게 해서 언제 집 사고 차 사느냐며 화를 낼지 모르지만 어느 편에 더 가치를 부여할 지는 각자가 알아서 할 일이다.

고민하는 것도 진일보하는 것이다.

과감하게 탈출하기로 한 결정이 옳았을 것이라는 후회는 없어야 한다.

구태의 과거로 회귀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리타분한 복고풍일지라도 투가리 장맛이 좋은 것임을 알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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