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허리 안 아프세요

by Aphraates 2021. 6. 18.

온종일 현장에 있을 때가 있다.

고개를 바짝 쳐들고 고소 작업하는 현장을 관리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이 하는 작업이 미심쩍어서가 아니다.

사전 안전 교육과 TBM(Tool Box Meeting, 현장 안전 회의)에서 작업 사항과 안전 사항을 비롯한 핵심점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했지만 넉넉지 않은 시간에 일을 마치기 위하여 몰두하다 보면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을 수도 있어서 그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온종일 서 있다 보면 어렵긴 하다.

작업하는데 앉아서 노작 거리며 현장을 관리할 수도 없어서 꼬박 서 있다가 작업자들이 휴식을 취할 때 함께 조금 쉬는 게 전부다.

 

현장에 있으면 시간은 잘 가지만 좀 고달프다.

한려수도 남해 바람은 시원하다.

대전보다 한참 아래 지역인데도 덥진 않다.

다만 바닷물에 반사되는 햇볕은 까치 머리 벗어질 정도로 뜨겁다.

조심은 하지만 내리쬐는 햇볕을 일일이 피할 수는 없어 그대로 빛에 노출되는 편인데 인공조명 빛 공해 이상으로 괴롭다.

하루 정도만 현장에 있으면 얼굴이 검게 그을린다.

그러면 여름 내내 깜상이 되는가.

그건 아니다.

피부가 좋은 것은 아니나 흰색 피부여서 얼마 안 가서 원상회복이 된다.

딸기코처럼 빨개졌던 코도 며칠만 지나만 되돌아온다.

 

잠시 쉬는 시간에 작업자들이 환담하는데 현장 소장님이 허리 안 아프냐고 물으셨다.

괜찮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보매 아플 허리가 어디 있느냐고도 했다.

그러자 소장님이 대단하시다고 하셨다.

허리가 길다고 해서 아픈 것이 아니고 허리가 짧아서 안 아픈 것도 아니라면서 뭔가 잘 안 맞으면 갑자기 허리가 아프고 고질화하니 조심하시라고 부탁하셨다.

 

요통 운동, 다음

그렇긴 할 것이다.

한번 흐트러지면 원상회복되기 어려운 건강이니 유념해야 한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건강이 좋을 때는 좋을 때 대로, 안 좋은 때는 안 좋을 때 대로 적절하게 조처해야지 자만하거나 소홀하면 탈이 난다.

 

여러 가지 상황을 보거나 다른 사람과 비교해볼 때 건강한 편이다.

고마운 일이다.

약하다는 신장, 심장, 간장, 대장, 치아 때문에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고 처방을 받으면서 조심하고 있다.

그렇지만 허리나, 관절이나, 뼈나, 근육 같은 외과적인 면에서는 불편한 것이 덜 한 편이다.

아프고 안 좋은 거야 속이든 밖이든 좋은 것이 없는데 한쪽만이라도 문제를 안 일으키니 다행이다.

숨을 헐떡이고 땀을 흘리며 뛰거나 산에 오르는 것은 싫어해도 조금 부족하긴 하지만 꾸준히 걸어 하루 만 보를 채우려는 노력이 취약한 부분을 어느 정도는 커버해주는 것 같다.

 

http://blog.daum.net/kimjyyhm

http://www.facebook.com/kimjyyfb

http://twitter.com/kimjyytw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2021.06.20
해후  (0) 2021.06.19
사람이 없다  (0) 2021.06.17
지나가는 사람마다  (0) 2021.06.16
행복한 고민  (0) 2021.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