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가끔 일어난다.
자신은 물론이고 누가 봐도 귀신에 홀리지 않고서야 도저히 그럴 수 없는 해괴망측한 것이다.
분명 가지 말라는 적색 신호등이다.
그런데도 유유히 간다.
사방팔방에서 경적을 울려대는 야단으로 경고를 해도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듯이 가던 길을 그냥 간다.
그 때까지도 무슨 일인지 감이 안 잡히던 것이 조금 더 가면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채고서야 등골이 오싹함을 느끼면서 차창 문을 열고 여기저기에 죄송하다는 인사를 한다.
두말 할 것 없이 불륜이다.
자기들끼리야 사랑에는 나이도, 국경도, 남녀도, 신분도 없어 그를 가로막지 못한다고 하면서 희희낙락이지만 남들이 볼 때는 서른 푸름에 예순 그레이의 밀어는 상식을 넘어서는 일탈이다.
그러다가 피차 단물 쓴물 다 빠지고 나서야 한 편에서는 내가 미쳤지 하고 후회하는가 하면 다른 한 편에서는 이 나이에 이 무슨 주책이냐며 가슴을 치며 미안해한다.
폐일언하고 인정할 수 없는 일들이 많기도 하다.
비상식적이다, 비인도적이다, 비인간적이다, 비평화적이다, 3무(無)에 5무(無)적이다, 생일이 없는 귀태적이다......, 이상한 일들이 그치질 않는다.
깊은 땅속에서 거대한 용암이 꿈틀거리는 것처럼 무슨 큰일이 벌어질 것 같은 예감에 불안하다.
바닷가에 사는 미물들이 산으로 올라가면 지진이나 해일이 일 조짐이라고 하는데 그 무슨 가당치 않은 말이냐며 무시하고 그대로 직행하는 것이 조마조마하고 위태위태하다.
상가에 가서 개선 행진곡을 연주하고, 혼가에 가서 진혼곡을 노래하는 역주행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재를 뿌리고 소금 뿌리는 것도 유분수지 그를 행하는 당사자들조차도 움찔하고 물러서면서 사죄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을 되담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미당 선생, 조심하시오.
오늘이 사순 3주일이지요.
마땅히 지켜야 할 극기와 희생과 봉사를 지키지 못하는 것을 미안해하는 것으로 끝내서는 아니 되오.
타관객지엣 고단한 나날의 생활을 하느라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나 그게 뭔가를 해야 할 것을 못 하는 이유가 될 수 없으니 똑바로 하시오.
오랜만에 동지들을 만나 소맥폭탄 작전을 펼칠 것을 생각하며 군침이 도는 거까지야 아니, 작전에 참가하여 임전무퇴로 용맹이 전쟁을 하는 것까지야 용서할 수 있으나 오늘이 무슨 날인지를 잊고 사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으니 알아서 적절하게 처신하도록 하시오.
옛썰입니다.
옙입니다.
그러믄요.
아무렴요.
귀신에 홀렸나 하는 의심 가는 일은 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스로 훈계와 각성을 동시에 하고 있으니 너무 심려치 말아주세요.
너그러이 봐주세요.
336MW 짜리 대형 ESS(에너지저장장치)공사하는데 일꾼도 에너지좀 충전해야 하니 팍팍 밀어주세요.
오늘 하루도 바쁘게 움직여 할 거 다 하고, 챙길 거 다 챙겨 내일 새벽에 한양 천리에 대전 삼백리 길의 남원으로 가고자 하오니 어여삐 여기시어 잘 돌봐주세요.
귀신에 홀렸나.
이건 애절한 간청이 아니라 무지막지한 협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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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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