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지구본

by Aphraates 2024. 2. 19.

여직원께 지구본 하나를 부탁했다.

국가를 색상별로 구분한 행정 지구본이 아니고 바다와 평야와 산악지역이 나타난 중형 크기의 지세 지구본이었다.

혹시 모르니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찾아서 구입하라고 일렀다.

바로 구입은 안 됐다.

색상 지구본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지세 지구본은 특별 주문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세 지구본은 구버전으로 찾는 이가 별로 없는 것 같다.

검색을 해봤더니 거의가 다 행정지구본과 장식용 지구본이었고 찾는 지세 지구본은 잘 안 보였다.

대전 대형 문구점에는 있을까 하고 주말에 집근처에 있는 S문구에 들려봤더니 전시된 지구본 자체가 없어 주문해야 한다고 했다.

문구류가 없는 것이 없고, 문구점과 별 상관이 없을 것 같은 라면류도 있어 신기헸는데 정작 찾는 지구본은 없었다.

 

나중에 사기로 하고 일단은 접었다.

대전 집에 지구본이 하나 있다.

하나 더 사 사무실에 비치하려는 것은 이유가 있다.

글로벌화(Globalization,세계화)에 부응코자하는 취지는 아니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김() 회장님도 가시고, “이봐 해봤어라고 하신 왕 회장님도 이미 가신 판에 사그러드는 불씨를 살린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다른 이유다.

나 홀로 여행 작가가 되고싶어서다.

낯선 지역이 이야기되면 그 곳이 어디쯤 되는지 찾아보기도 하고, 여행을 하려면 어떻게 가야 하는지 사전 탐구를 해보고자 하는 게다.

인터넷 검색을 하면 아주 시원하게 잘 알려주겠지만 지구본을 돌려가면서 여기가 거기구나 하며 간접 여행을 하는 것도 즐겁다.

펼쳐진 평면 지도를 보고는 모르거나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일례로 칠레와 아르헨티나가 맞붙어 잇는 남미의 끝자락 우수아이 지역이 그렇다.

남미 대륙 최남단으로 남극과 가깝다고 한다.

펼쳐진 평면 지도상으로 그리 안 보이는데 지구본을 통해 보면 실제로 남극과 가깝다.

또 있다.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나 샌프란시스코를 가려면 노선이 어찌 되는가.

평면 지도상으로는 하와이 쪽으로 가는 것이 최단거리처럼 보인다.

그러나 지구본을 통해서 보면 알라스카쪽으로 쭉 올라가서 가는 것이 가까워 보이는데 실제로 항공노선이 그 쪽으로 나 있다.

그 항공로가 더 가깝다는 이야기다.

 

지구의 둘레는 지구의 모양에 따라 달라진단다.

지구는 완전한 구형이 아니라, 약간 찌그러진 타원형이란다.

따라서 지구의 둘레는 적도에서 측정한 것과 극점에서 측정한 것이 다릅니다. 적도에서 측정한 지구의 둘레는 약 40,075km이고, 극점에서 측정한 지구의 둘레는 약 39,940km란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400km, 대전에서 서울까지 160km로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대전에서 서울까지 일일생활권이라고 한 지 꽤 됐다.

주행 속도 100km/h 자동차로 그러니 항공 속도 1,000km/h로는 한 나절 생활권인 셈이다.

같은 방법으로 계산해보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지구 반대편인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까진 대략 20,000km(39,940/220,000) 거리로 비행기를 기준으로 하면 2.5일 정도 생활권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우리나라 단위법으로 치면 40,000km는 십만 리인데 상상도 아 되는 구 숫자를 3일천하도 아닌 상태에서 끝낼 수 있다나 또, 그를 조그마한 지구본을 통해 순간순간마다 캐치할 수 있다니 대단하다.

 

<http://kimjyyhm.tistory.com> <http://blog.daum.net/kimjyyhm>

<http://www.facebook.com/kimjyyfb> <http://twitter.com/kimjyytwt>

(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박 兩博  (1) 2024.02.21
맹盲  (1) 2024.02.20
전령사  (1) 2024.02.18
이번에는 레스 형이  (0) 2024.02.17
일 구덩이  (1) 2024.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