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리가 어떤 자리인데 ......,
약자 인권의 보루인 기관의 장(長)이 신변 위협때문에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니 어안이 벙벙하다.
가장 미천한 사람들과 막걸리 한 잔 하며 희로애락을 이야기하고,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사람들한테는 할 말을 다 하는 촌스러우면서도 강직할 것이 요구되는 자리다.
그런데 장은 뭐가 두려워 몸조심하며 다녀야 하고, 사람들은 뭣이 그렇게 못 마땅해서 그리 험악한 분위기를 만든다는 것인지 진위(眞僞)와 정의(正誤)를 떠나 슬픈 현실이다.
안창호, 경찰 불러 5·18기념식 참석? “봉변 쇼 중단하라” 항의 빗발


5·18 관련 단체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의 광주 5·18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식 참석을 반대하는 성명을 내고 항의시위를 예고한 가운데, 안 위원장이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5·18단체들은 “안 위원장은 5·18 기념식 봉변 쇼 기도를 당장 중지하라”는 성명을 냈다.
18일 5·18 단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안창호 위원장은 전날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해 이날 오전 5·18 기념식에 입장할 때 20명의 경찰을 대동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위원장이 외부 일정을 진행하며 신변보호를 요청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인권위 한 관계자는 “5·18 기념식에 참석하며 신변요청을 하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단법인 5·18서울기념사업회와 오월어머니집은 17일 성명을 내 “그 어떤 보수 대통령선거 후보도 5·18 국립묘지에 참배하면서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은 물론 별도의 경호요원을 데려온 적이 없다. 안 위원장은 굳이 불청객으로 오면서 경찰에 공식적으로 신변보호를 요청하고 보란 듯이 경호요원에 둘러싸여 입장하겠다는 것은 그 의도가 뻔하다”며 “분노한 5·18 피해자들에게 욕을 먹고 봉변당하는 모습을 의도적으로 연출해 자신을 극우 보수의 수난자처럼 행세하려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게다가 경찰에 확인해보니 경찰도 참석을 말렸다는데, 안창호가 고집했다고 한다. 현직 인권위원장으로서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미증유의 만행”이라고 덧붙였다.
5·18서울기념사업회 관계자는 1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5·18 단체 관계자들이 행사장으로 들어가는 민주의 문, 역사의 문 두 곳에서 대기 중”이라며 “동지들이 너무 분노하고 있어 걱정된다. 안창호 위원장도 그걸 노린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안창호 위원장은 사실 확인과 해명을 요청하는 한겨레의 문자메시지에 답하지 않았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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