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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푸느냐 묶느냐

by Aphraates 2026. 4. 24.

우리 갈마동 성당에는 사랑의 곳간을 운용하고 있다.

이를테면 이웃과 함께하는 나눔의 터다.

곳간은 전 교우님들께서 익명으로 십시일반으로 채워지고, 12개 구역에서 차례대로 담당하여 연다.

 

주일(主日) 미사 참례를 할 때 뭔가를 들고 온다.

보관 코너에 놓으면 봉사자들께서 품목별로 가지런히 정리해 놓는다.

곳간 물품은 주로 식료품으로 채워진다.

물품은 양도 중요하고 질도 중요하다.

집에 여유가 있는 것을 갖고 오든, 남아 있던 것이라고 거짓말을 하고는 몰래 사서 갖고 오든 가져가는 분들이 바로 쓸 수 있다.

곳간 이용은 교우이든 아니든 누구라도 할 수 있다.

성당 내외적으로 입소문이 퍼져 성시(盛市)를 이룬단다.

입소문도 퍼져 곳간을 채우는 입장에서나 곳간을 비우는 입장에서나 암암리에 호응도가 좋다고 한다.

 

곳간은 호응도가 높고 인기가 좋다.

곳간을 채우면 얼마 되지 않아 바로 빈단다.

주 고객은 교우보다는 이웃 주민들이나 외지에서 원정 오시는 분들이란다.

그림이 그래야 한다.

함께 나눈다며 자기기 내놓고 자기가 가져간다면 그림이 안 맞는다.

교우는 즐겁게 곳간을 채우고, 손님은 고맙게 곳간을 비우는 그림이 좋다.

소문을 듣고 멀리서까지 오신다는 것은 그만큼 멋진 그림이다.

 

곳간은 꿩 먹고 알 먹고다.

곳간지기는 주머니를 닫는 것이 아니라 주머니를 여는 것이니 그 주머니를 가진 사람으로서 행복한 사람이다.

 

오늘 이야기는 보따리를 통한 매듭 이야기다.

보따리를 푸느냐, 묶느냐 하는 것이다.

이 문제를 놓고 노사갈등이 심하단다.

20만 전자와 100만 닉스의 부러운 갈등이다.

원만하게 종결 진다고 해도 보통 사람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 영업 실적을 올렸단다.

시기 질투가 난다.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당사자들이 잘해서 얻는 것이지만 당사자들만의 힘으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닐 것 같아 숟가락을 얹고 싶다.

양심 같은 고고한 얘기할 거 없이 부스러기라도 떨어트려 달라고 은근히 바라는 것도 인지상정일 것이다.

 

규제를 푸느냐, 묶느냐.

각종 정책과 법규에 대한 개폐(開閉) 의견이 분분하다.

개폐는 동전의 양면이다.

통상적으로 보수 측에서는 닫고, 진보 측에서는 푸는 경향이다.

그런데 달라지고 있다.

질서정연한 게 아니라 뒤죽박죽이 된 느낌이다.

조변석개하는 기후 때문에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닫는 진영과 푸는 진영이 위치를 바꿔가며 자세를 달리하여 결과가 예측불허로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세상 흐름이 그리 변해가는 것 같다.

저 멀리 중동(中東) 열사의 나라에서도 오뉴월의 팥죽 끓듯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이 많아 지구촌을 불안하게 한다.

죽을 맛이더니 이제는 만성이 돼서 그런지 될 대로 되라며 어딘가 대고 심한 욕설을 퍼붓기도 하지만 해결과 해소의 방법은 아닌 듯하다.

 

보령 현장도 푸느냐 묶느냐로 신경이 쓰인다.

안전(安全) 문제다.

갈수록 규제가 강화되는 편이다.

전국적으로 봄철 안전사고가 급증하는 데에 따른 선제적 조치다.

안전은 규제가 더욱더 강화되어야 한다는데는 이견이 없다.

다만 그에 따른 파급 영향이 커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안전을 위한 안전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하지만 호소력은 약하다.

안전은 묶으면 묶어야지 풀어서는 안 된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매일 마찬가지이지만 그제는 특별히 더 안전에 대하여 주의를 기울였다.

발주처 본사의 안전 부서부터의 강도 높은 안전 점검이 있었다.

지역 본부 최고 책임자께서도 현장을 방문하시어 지도 순시하셨다.

재해 예방 외부 위탁기관에서도 전문가로부터 위험 유해 개소 체크 및 개선 방안을 제시받았다.

발주처 각 주관 부서에서도 복합공정인 소방, 내선, 통신 분야에 대한 점검 및 조언이 있었다.

또 다른 동참도 있었다.

현장에서 발전소 구내 안전 순시팀을 만났다.

분야는 다르지만 안전은 공통이어서 그런지 이것저것 질문하는데 많은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조목조목 설명했다.

여기 현장은 우리 전문가들께서 안전 관리를 잘하고 있으니 걱정하시지 말라고 하였더니 그러믄요하고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였다.

 

하루 동안 현장 외부 안전 조치를 손가락으로 헤아려봤다.

4건이었다.

좀 많다 싶지만 일상화 된 일이다.

평소 하는 대로 점검받고 미흡한 것이 있으면 시정 조처하면 된다.

큰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관심을 두고 잘 해야 한다.

백 번 잘 하다가도 한 번 삐끗하면 다 허사가 돼 버린다.

앞으로는 보령 현장 같은 곳에도 안전 전담자가 배치될 예정이다.

많은 도움과 개선이 기대된다.

그 과도기에 누수와 차질이 없도록 모든 구성원이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https://youtu.be/FGzCdzslfG8?si=oi5DWgF162uB--jh

The ebs space_832회_데이브레이크 - 들었다 놨다 ,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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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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