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무슨 청춘이라고

Aphraates 2020. 11. 1. 19:35

한 방에 훅 갈 수 있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러면서도 막상 그 상황에 닥치면 흐지부지되고 만다.

왜 그렇게 되는가는 착각, 실수, 자만, 무지, 무능, 불가항력과도 연결될 수 있는 것인데 모른 척 하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서는 한 방에 팍 자빠트리거나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도 하는 것이다.

 

눈썹이 휘날리도록 뛰어다녔다.

시월의 마지막 전날은 계룡산 동학사 일원에서, 당일에는 둔산 일식집과 호프, 집에서, 오늘은 갈마동 성당과 신부님 사제관에서였다.

좋긴 하지만 간절히 원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모범 시민이라고 자처하는 처지에 핼러윈 데이 대면 접촉을 삼가자는 정부 방침에 반기를 든 것도 아니다.

복음전파와 모상대로 살라는 말씀에 충실한 차원도 아니다.

주어진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그리됐다.

 

내려오는데 출발한 지 얼마 안 돼서 눈이 감기면서 으스스했다.

그러다가 한 방에 훅 가는 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른 조치해야 했다.

피로 해소와 안전 운전을 위하여 무주 졸음쉼터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

어둡기 전에 도착하려고 삼천포 향촌 집을 향해 달렸다.

도착하여 짐을 부리고는 김치에 뜨거운 밥 한술 뜨고 나니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거뜬했다.

따스한 물로 샤워를 하고, 따뜻한 방에서 한잠 푹 자고 나면 내일 출근에 지장이 없을 것이다.

 

객기부리다가 큰코다친다.

()돌이 무슨 이팔청춘이라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큰소리치는 것인지 모르지만 그러다가 삐끗하면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다.

자만과 과신은 금물이다.

전날 유성 터미널에서 압구정동 친구를 환송하는 자리였다.

배갈이 안 넘어가 찬바람을 쐬느라 돌아다녔더니 세종 친구가 뭘 그 정도 갖고 그러느냐고 뭐라 했다.

그런데 그 말이 사돈 남 말하는 rurd l됐다.

하루 종일 꼼짝 못 하고 방에서 뒹글거렸다 이실직고했다.

 

저무는 해는 서울이나 세종이나 대전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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