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세상을 넘나들며

Aphraates 2020. 11. 24. 02:55

이른 새벽부터 세상을 넘나들었다.

능력이 출중하거나 초능력이어서 빠르게 오간 것이 아니다.

게을러터져서 늦게나마 깨닫고 하다 보니 그리됐다.

뭐가 그리 바쁘다는 것인지......,

할 것도 못 하면서 그러는 것인지 남들이 아니라 본인이 생각해도 가증스럽다.

그래도 늦게나마 알게 되고 하게 되어 다행으로 여기고, 그 또한 큰 은총에 감사드린다.

 

위령의 달이다.

선영 한 번 제대로 참배도 못 했는데 다 돼 간다.

잘들 계시지요, 저희는 잘 있습니다. 평안들 하시고 복도 듬뿍 내려주세요라고 안부를 여쭙는다.

자기 편리한 대로 멀찌감치에서 숭배하는 것으로 위안 삼으면서 조금도 가책을 안 받는다는듯이 천연덕스럽다.

이건 아닌데 하면서 사정이 그러니 이해해주시라고 억지를 부린다.

 

오늘은 갓난 엄니 생신이다.

 

엄니 젊으셔서는 무심한 자식들이 생신인지 뭔지 알지도 못하여 챙겨드리지 못했다.

엄니 나이 드셔서는 효심이 좀 일어 몹시 추운 겨울의 초엽인 날에 모여 밥이라도 나누는 것으로 조금 기쁘게 해드렸다.

엄니 돌아가셔는 뭘 한다고 하지만 후회막심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원래 그런 자식은 아니었노라며 눈물을 흘린다.

 

저승에서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알 수 없다.

그래 봐야 뭣이 남는지 모른다.

하지만 작은 도리라도 해야만 한다.

효도를 기도드리면서 높고 깊은 은혜를 다시금 맘에 새긴다.

아울러 이승과 저승과 당신의 통공을 간구한다.

갓난 엄니와 함께 계신 모든 분께 평안함을 주시고, 철딱서니 없고 염치없는 이승의 모든 사람에게도 은총을 내려주시라고 자비를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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