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이었는데
무조건이었다.
대학입시 성적 커트라인이 낮은 학과이거나 높은 학과이거나 거기 출신이라면 일단은 우리나라 최고라고 인정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 변함이 없다.
옥석을 가릴 것이 없었다.
엄청나게 많은 출신 중에 일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오케이(OK)였다.
주변에도 아주 적은 숫자다.
신림동 종점에나 가야 눈이 아프도록 보지 가까이에는 가뭄에 콩나듯이 있다.
자식이나 친척 중에는 하나도 없다.
초등학교 출신 하나, 동학교 동창 중에 다섯 이내, 고등학교 동문은 제로다.
직장에서 모시던 상사 몇 분과 부하 몇이 있었다.
성당으로는 합격했지만 진로를 바꾼 대자(代子) 신부와 해남 부부 여식 뿐이다.
지학혈연으로 연결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지를 감안한다면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귀하신 존재들이다.
그런데 허를 찔린 것 같다.
가십거리나 실수나 오만이라 하기에는 너무 실망스럽다.
지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대부분의 인사들이 거기 출신이다.
누가 무슨 의도로 그런 조사를 했는지 모르나 불난 집에 부채질하면서 이간질을 시키고 혼란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면 우연이라기보다는 악의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기 발등 찍는 것도 같다.
모르는 바 아니다.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을 수 있다.
공이 큰 만큼 과도 뒤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 정도인지까지는 몰랐다.
자랑스러운 S 동문 투표 조사 결과라는 기사가 아프다.
뭔가 잃어버린 것처럼 허탈하고 답답하다.
재산을 놓고는 피도 눈물도 없이 이전투구하는 것은 부자나 빈자만이 아니라 최고의 엘리트들도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아빠하고 목욕탕에 갔다가 “세상에 믿을 O 하나도 없네” 라고 소리쳤다는 아들 모습이 연상된다.
할 말이 없다.
이거는 아닌데......,
기왕 벌어진 일이니 잘 마무리가 돼야 할 텐데......,
구세대 동문이나 신세대 재학생이나 다 그 밥에 그 나물인가......,
뜨거워서 소리치는 것이 아니라 좋아서 싱글벙글하는 목욕탕의 아빠와 아들이었으면 좋으련만......,
무조건을 노래하던 강원도 삼척 가수도 집안 문제로 쏙 들어가서 안 나오는데 무조건은 비굴한 것이라며 철회를 해야 하는지......,
결국에는 잘 되겠지만 최고들도 자기들끼리 우열을 가려야 하는 판국이니 참 어려운 문제인 거 같다.
새벽부터 공기가 안 좋으니 잘 버티도록 신경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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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