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시원섭섭하다
Aphraates
2020. 12. 22. 05:41
신변 변화가 감지된다.
사적(내적)으로나 공적(외적)으로나 그렇다.
변신해야 할 때가 돼 간다.
정체성이나 소신을 바꾸는 변절이나 변모가 아니다.
직무가 바뀌고 거처를 옮기고 하는 것으로 때가 되면 누구에게나 흔히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자의든 타의든 받아들여야 한다.
수긍을 하면서도 맘이 느긋하고 편하거나 몸이 느릿하고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평안감사도 내 하기 싫으면 그만이라 했다.
그런 생각으로 툴툴 털어버리면 속이 편하고 몸이 가볍겠지만 그럴 수는 없다.
붙박이를 고집할 수도 없다.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과정이나 진행이 그리 반갑지는 않다.
준비하고 맞이하면 되지만 일상이 변하는 자체가 부담스럽다.
오래 갔으면 좋겠다고 하는 좋은 측면이든 지긋지긋하니 빨리 갔으면 하는 안 좋은 측면이든 변하는 것이 달갑지는 않은 것이다.
아래로 불어오는 북풍을 안고 가야 할지 아니면, 위로 불어올리는 훈풍을 등지고 가야 할지 모르겠으나 따뜻한 남쪽 마을 삼천포를 정리할 때가 돼 가는 것 같다.
언제 어디로 가서 신변이 변하고 변신해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을 테지만 2년여 동안 머물렀던 터전을 정리한다 생각하니 흔한 말로 시원섭섭하다.
대전과 삼천포를 오가면서 신변이 다사다난했던 두 해였다.
새로운 지평을 열어 주시고, 은혜와 은총이 충만했던 보람찬 날들이었다.
좋은 세월을 주심에 감사드리면서 마무리도 잘 할 수 있도록 보살펴주시라고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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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