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방콕 집콕도 좋다

Aphraates 2020. 12. 25. 14:55

일찍이 이런 때는 없었다.

차마 그럴 수는 없다.

 

너나 할 거 없이 토로하는 코로나 형국에 대한 소회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누구도 그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아파도 아프다 말 못 하고, 어려워도 어렵다 내색을 하지 못한다.

야박하지만 각개전투로 각자도생해야지 달리 방법이 없어 보인다.

 

성탄절이다.

별난 크리스마스다.

평화 방송을 통하여 비대면 미사 참례를 하면서 이럴 때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잠시 착잡했다.

그러나 번잡스럽진 않았다.

현실을 인정하고 수긍했다.

돌고 돈다.

해마다 변함없이 다시 찾아오는 날이다.

영광과 축복의 고귀함을 새로이 인식하지 못하고 그런가 보다 하고 무덤덤하게 받아들였다.

여태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지도 않은 채 당연한 여기던 그 좋이 날이 이런 이상한 날로 찾아오니 멍하다.

무심결에 지나치던 지난날이 얼마나 좋았던 것인가를 알게 하고 있다.

 

돌고도는 인생

돌고 도는 것은 돈(,)이나 돌(, )이나 물레방아만이 아니다.

복액(福運)과 길흉(吉凶)도 마찬가지다.

늘 복길(福吉)이었으면 좋겠지만 돌고 도는 시련을 겪으면서 전화위복의 몸부림을 치는 일도 있는 것이다.

 

집집이 집콕하는 모습이 선연하다.

성탄 축하 인사나 연락조차도 극도로 아끼고 조심스러워한다.

가족이나 친지들과도 그런데 남남들이 활보하는 거리인들 온전할 수가 없어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아도 그 모습이 상상될 것이다.

 

성탄 향촌 집콕&방콕

돌고 도는 틈새를 최대한 이용해보려는 모습도 보인다.

긍정적이 아니라 부정적인 측면이 더 큰 유감이다.

날 선 공방이다.

돌고 도는 기회를 보는 기회주의자들의 간 보기는 더 극성이다.

저러고 싶을까 하는 생각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용서와 화해와 배려의 오늘 같은 날에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을 텐데 양식과 상식이 실종된 태로 자아도취와 목전 이익에 매몰된 모습이다.

지루한 코로나 전쟁 여파로 덕담을 할 처지와 능력이 안 되면 침묵을 지키는 것도 좋을 텐데 아니다.

때는 요 때라고 더 준동하는 경향이다.

좋은 머리가 회전도 잘 돼 프레임을 걸고 야당 복과 여당 복 운운하면서 자기들만의 리그를 벌이고 있다.

 

가장 보잘것없는 모습으로 가장 낮은 데로 오신 임에 대한 예의와 도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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