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구실
Aphraates
2020. 12. 31. 05:33
한 해가 저물고 또 다른 한 해가 온다.
각기 보내고 맞이하기 나름이겠으나 긍정적이고 진취적이었으면 한다.
순순한 우리 말로 자기가 하여야 할 맡은 바의 일이라는 뜻의 좋은 구실이 먼저고, 한자어로 핑계로 삼을 조건이나 변명할 거리라는 의미의 구실(口實)은 나중이거나 없었으면 좋겠다.
세상은 돌고 돈다.
희로애락은 되풀이된다.
태평성대일 수도 있고, 환난 시대일 수도 있다.
기꺼이 맞이해야 할 것이다.
본의가 아니거나 원하는 것이 아니어도, 노력을 하거나 노력을 하지 않아도 그것들은 부지 부식 간에 찾아온다.
잘 지내자면서 다정다감하게 다가오는데 거부할 처지가 아니다.
선악의 한 편에서 서서 동고동락하는 동반자 관계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지난날들에는 많은 일이 있었다.
많은 변화도 있었다.
오는 날들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다 홀로 존재할 수는 없다.
얽히고설켜 함께 돌아가는 후회와 만족과 희망이 더욱더 좋은 쪽으로 자리했으면 하는 소망을 피력하는 것으로 송구영신(送舊迎新)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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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