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풍
울어라 열풍아.
국민 가수이자 엘리지의 여왕인 이미자 가수의 대표곡 중 하나이다.
수많은 남녀 가수들이 리메이크하여 부르는 국민가요이기도 하다.
환상의 콤비라고 하는 한산도 작사에 백영호 작곡이다.
2019년 재작년에 삼천포 발전소 근처에 있는 백 작가님의 묘소를 참배하고 푸르른 하늘을 향해 “동백 아가씨”와 함께 그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물론 평상시에도 울적할 때면 흥얼거리거나 먼 곳을 바라보며 목 놓아 부르기도 한다.
오늘은 울어라 열풍이 아니다.
트로트 열풍이다.
열풍에는 숨은 인재들과 방송이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가요계를 뜨겁게 달구고 몇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트로트 경연대회가 우후죽순처럼 방송사마다 경쟁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어디가 선발 주자이고 어디가 후발주자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너무 난무하고 있다는 걱정을 듣고 있기도 한데 가요계를 시대 흐름에 맞게 변신시켜 되살리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BTS 같은 세계적인 보이&걸 그룹과 함께 한류의 세계화를 더 촉진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 같아 팝이나 클래식보다는 가요와 가곡을 좋아하는 미당 선생도 덤으로 즐거움과 자부심을 품게 되어 기쁘다.
다른 가요 경연 프로는 고정해서 시청하진 않는다.
오가면서 곁가지로 보면서 “참 잘들도 한다. 저런 숨은 무명 가수들이 전국적으로 많을 텐데 골고루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 타고난 끼가 있는 사람들은 맘껏 끼를 발휘하여 승승장구하고, 끼가 좀 덜한 사람들도 더 열심히 하여 좋은 가수가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런데 지난주부터 고정 프로가 생겼다.
가요 경연대회라는 내용 면에서는 다른 프로와 대동소이하지만 편성과 진행과 내용이 돋보이는 K 본의 프로다.
출연하는 전국 팔도 경연자들은 처음 예선부터 이미 가수 반열에 올랐다 할 수 있을 정도로 인재들이다.
놓치고 싶지 않은 선수들끼리 경쟁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그런 것으로 한층 더 프로와 가요의 질의 수준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모르지만 이번 주부터는 세미 파이널(준결승전) 단계로 데스 매치(연승계임) 방식으로 하고 있어 흥미진진하다.
약육강식이라던가, 적자생존이라던가,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라는 현실론적인 야박함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 자체가 선의의 경쟁인지라 다들 용인하는 것 같다.
안동 교구의 권(權) 주교님께서 평화방송 미사를 집전하고 계신다.
주교님이 전하는 복음 말씀이나 잘 들을 것이지 미사 참례하면서 열풍을 생각하는 것이 좀 죄송스럽긴 한데 쿨쿨 늦잠 자는 것보다는 낫다.
또, 가요를 사랑하고 밝아오는 아침을 사랑하는 것도 당신을 사랑하는 하나의 길이니 더 이상 옆으로 새지는 말라는 경고로 상쾌한 아침을 허락해주실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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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