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보기만 해도, 듣기만 해도

Aphraates 2021. 1. 14. 11:02

기분이 좋고 고맙다.

내용을 자세히 몰라도 서두(書頭)만 봐도 맘이 푸근하고 몸이 가벼워진다.

무슨 소리인지 상세한 것을 몰라도 화두(話頭)만 들어도 기분 업되고 웃음이 저절로 나온다.

 

농부가 새벽같이 논 물고를 보러 갔다가 쑥쑥 자라는 벼를 보면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소리와도 맥을 같이 한다.

고달프고 눈살 찌푸리는 일이 일상화된 듯한 작금에 미담을 듣고 선행을 보면 자연스럽게 힐링이 되어 맘이 넓어지고 모든 것이 용서되듯이 불만과 분노가 사르르 녹아내린다.

더군다나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입만 열었다 하면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면서도 뭘 하는 지 모를 정체불명의 대인들이 아니라 그저 평범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소인들이고 보니 대인괴 소인의 위치가 잘못 자리 잡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MBN, 자연인 434회

<먹지 않아요~ 아픈 사람에게 양보해요~ 자연인의 따뜻한 마음>

 

방송에 출연한 보통 사람 자연인이 한 말이다.

미루어 짐작컨대 어렵게 구하거나 만든 것을 자신이 먹는 것이 아니라 아프고 필요한 사람들한테 준다는 말 같은데 그런 분들이야말로 바로 성인군자 반열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한다.

순수한 본인의 뜻인지 아니면, 작가가 각색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말을 듣고 감탄하면서 반성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언론 매체에서도 그런 프로를 양념으로 좀 늘렸으면 좋겠다.

그런 양념이라면 찐하고 독해도 싫다는 사람 없을 것 같은데 돈이 안 되어 꺼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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