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종점이자 출발점이었으면

Aphraates 2021. 2. 15. 02:47

내려오면서 보니 대전-통영 고속도로 모습이 많이 달라졌다.

지난 연말 즈음에 여러 개의 졸음 쉼터를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학장 개선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오가는 행객과 차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다.

인마(人馬)가 늘어나면 그에 따라 다른 것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예전처럼 회복된 것은 아니나 있어야 할 것들이 있고, 해야 할 것들이 행해지니 자연스럽게 활력이 있을 것은 뻔한 이치다.

 

아직 꽃샘추위가 예상되긴 한다.

그런데도 지나치는 산하를 보니 엄동설한은 벗어나 꽃피는 봄날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기운이 피어오르는 듯했다.

밀려왔다는 활력이 좋게 느껴지고, 언제 우리가 구속되었었던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하행선보다는 상행선이 활기찼다.

재경 지역을 향해 꼬리에 꼬릴 무는 차들이 보기 좋았다.

이러다가 다음부터는 귀성과 역귀성 분위기가 살아나 명절이 너무 쓸쓸하다는 말보다는 명절은 괴롭다는 말이 들리는 정상(情狀)을 향해 달려갈 거 같았다.

 

적막감이 돌 정도로 썰렁하던 휴게소도 분주했다.

만원사례 정도는 아니었으나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가슴 부푼 여행을 하는 것처럼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하고 발걸음이 가벼운 것을 보니 긴 잠에서 깨어나 두 팔을 활짝 펴고 기지개를 켜는 것 같았다.

 

남 탓이 아니라 내 탓이라고 해야 맞지만, 이번은 상황이 좀 다르다.

모든 것은 얼떨결에 불어닥친 그리고, 얼마 안 가서 끝나리라 생각했지만 언제 끝날 모를 정도로 질기고 질긴 코로나에서 비롯된 것이다.

불굴의 의지로 극복해 나가고 있지만 인간의 한계 영역을 넘어서는 것이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뉘우치게 하는 것이었다.

 

원망할 수가 없다.

섣부른 판단도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하늘만 바라보면서 애원만 할 수는 없다.

문제 해결을 위하여 뭔가는 도모해야만 했다.

고난의 연속이다.

고난의 끝이 될지 또 다른 고난의 예고일지 모른다.

 

그래도 파이팅이다.

기력을 회복해야 한다.

모든 것이 서서히 되살아나는 것은 더는 못 견디겠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반전의 계기가 감지되는 것이다.

주마가편은 가혹하다고 하지만 더욱더 박차를 가하여 문제 해결의 종점을 지나 도약의 출발점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다마다 인가.

어무렴, 그래야지.

사필귀정이다.

감나무 아래 누워서 감이 떨어지기를 바란 것이 아니라 천우신조의 기치 항 무던히도 참고 견디며 이겨낸 결과로 인한 일부의 보상이 아닌가 한다.

작은 보상에 만족하지 말고 보다 큰 것을 위해 정성과 최선을 다하여 아픈 만큼 성숙하는 것이라는 환호를 하며 샴페인을 터트리게 됐으면 한다.

 

연휴 동안에 뭐 한 일은 없는 것 같다.

그저 더 이상 가라앉는 침체는 면해보자고 몸부림치다 보니 내려오는 길이 피곤하게 느껴졌다.

약간 졸린 기운도 있었다.

휴게소에 들어갔으나 잠이 오지 않아 그냥 한 바퀴 돌아보고, 오가는 사람들을 표 안 나게 보노라니 졸음 끼가 싹 달아난 것 같았다.

 

출발점과 종점, 다음

바람직스러운 자세자 그림이 아닌가 한다.

앞으로도 죽 그 모드를 유지해 나갔으면 좋겠다.

부활과 윤회와도 맥을 같이하는 의미로 볼 수 있어 그렇게만 이루어진다면 참 기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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