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박하다
신박하다.
신기하고 참신하다는 의미란다.
어느 게임에서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단다.
널리 쓰이고 있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현상이든 어디에 갖다가 붙여도 잘 어울리는 좋은 말이다.
신박하기를 바라고 있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고 하듯이 신박하다는 말이 폭넓게 인용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표현하면 그만큼 두루두루 신박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함축된 것 같다.
신박하게 반성하고 개선해야 할 텐데 난관이 많아 보인다.
하지만 못하거나 안 할 것도 아니니 너무 걱정할 것은 없다.
스스로 신박해지면 된다.
위기를 회피하거나 권모술수를 써 임시방편적으로 허울 좋게 만드는 신박함이 아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는 작은 신박함일지라도 하나하나 이루어간다면 언젠가는 집대성될 것이다.
작은 골짜기 물이 모여 큰 강과 광활한 바다를 이루듯이 자신도 놀라는 신박함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삼천포항(三千浦港)으로 이어지는 벚꽃 길은 한 폭의 수채화 같다.
보고 또 봐도 신박하다.
지난주에는 전국적으로 만개한 벚꽃이었다.
곳곳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다.
최고의 벚꽃 군락이라 하는 이웃 동네 창원의 진해가 아니어도 좋았다.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가까운 곳에 아름다운 벚꽃이었다.
꽃에 꽃을 더하려고 곱게 단장하고 일부러 벚꽃놀이하러 갈 것도 없었다.
보이는 동네 벚꽃을 즐기면 됐다.
여기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른 곳의 남들이 하는 대로는 쫓아갔다.
새벽에 일어나 부스럭거리다가 동이 틀 때 즈음에 바라본 삼천포 해안가 길은 이번이 세 번째인데도 참으로 신박했다.
이번 주는 낙화다.
활짝 피었을 때처럼 비슷한 시간에 그 길을 바라보았다.
그림이 완전히 달라졌지만 잔잔했다.
이미 예측된 것이자 어떤 자태로도 아름다운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하얀 꽃 군은 안 보이고 이파리들이 푸르르게 소록소록 솟아나고 있다.
잠깐 사이에 뒤바뀌었으니 당황스러울 만도 하지만 변한 자태를 뽐내는 것이 그는 그대로 신박하다.
화무십일홍이라고 생각하면 터오는 동녘이 그렇게 아름답지 않지만 그게 자연의 섭리이니 그를 받아들이고 그 틀 안에서 뭔가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이러나저러나 끊임없이 이어지는 생의 주기가 신박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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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