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없다
사람이 없다.
무슨 소리인가.
그렇게 많은 사람이 있는데 사람이 없다니.
그게 아니라 쓸 만한 사람이 없다는 뜻이란다.
우리 편이 아니란다.
내 취향이 아니란다.
겉은 그럴 듯한데 알맹이가 없단다.
숨은 진주를 찾아내지 못한단다.
사람 구하러 삼만 리일 것 같다.
선생님, 장관 한 번 하시지요,
그렇게 제안하면 대개는 사양한단다.
일생일대의 기회로 굴러 들어온 떡이지만 넝쿨째 달려온 호박처럼 선뜻 받을 처지가 아니란다.
장관 자리가 싫어서 그런 것이 아니란다.
청문회를 통하여 발가벗겨지고 너덜너덜해지기 때문이란다.
천하장사도 이겨낼 재간이 없단다.
영감님, 제가 국회의원 한 번 해볼까요.
그렇게 읍소하면 십중팔구는 물끄러미 바라본단다.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뛰는 격이고, 사람 능력이 다 거기서 거딘데 뭐 못할 것이 있느냐며 주제파악을 못하는 촌극이 벌어지기 때문이란다.
견물생심도 유분수지 댁이 감히 어떻게 그런 막중한 자리를 해낼 수 있느냐고 직설적으로 말하진 않지만 맡기기에는 미덥지 못하여 회피하기 때문이란다.
내놔라하는 인재들이 그렇게 많아도 막상 중용하려면 어렵단다.
인재난이란다.
인재풀을 들여다봐도 마땅치 않단다.
살아온 우리 역정이 순탄치 않았음을 감안하여 웬만한 흠결은 눈감고 넘어가려 해도 그 조차도 통과하기가 어렵단다.
거참 이상도 하다.
우리나라 인구가 51,702,100명(2021년 4월 기준)이다.
1%면 517만 명, 0.1%면 51만 7천명, 0.01%면 5만 1천 7백 명이다.
그런데 30-40%대의 지지율을 갖고 있는 그룹이라면 적어도 1,500만은 콘크리트 고정 지지층이다.
거기에서 국회의원과 장관을 비롯한 고위직에 임명할 몇 백 명을 못 추린다는 것은 문제다.
그래서 회전문 인사니, 아랫돌 빼다가 윗돌로 쓰니, 외국에서 수입해야 하느니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 웃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모모 네를 봐도 그렇다.
부정적인 기류가 번진다.
전면에 나서는 사람의 면면을 보면서 사람이 없는가보다 라는 말이 나오고 있단다.
변화와 개혁을 바탕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추구한다며 힘차게 출발했다.
그런데 정작 그를 추진해야 할 사람을 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전직이라는 수식어가 붙긴 하지만 옛날식이다.
OX△ 출신의 약진이 눈에 띤다.
물론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유력자들이니 잘 하리라 믿지만 뼛속까지 배인 유전인자가 있는데 그를 넘어 환골탈태할 수 있을까.
누구는 뱃속부터 잘 나고 잘 하고 나왔느냐면서 커가며 잘 하면 될 것 아니냐고 할지 모르지만 연습이 아닌 실전에서 그게 통할까.
사람이 급하면 본색이 드러나기 마련인데 그를 어떻게 절제할까.
어느 동네가 됐든 사람이 없다는 푸념만 할 것이 아니다.
깎고, 갈고, 닦고, 기름칠하면 또, 그를 잘 따르면 사람이 넘친다는 소리가 나올 것이다.
그를 위해 노력하고 힘을 합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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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