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장
면장은 기초지방자치단체인 시군구의 동장 또는 과장과 같은 직급이다.
5급 지방 사무관이다.
관(官)자가 들어가고, 사모관대를 쓰고, 제사상 지방에도 직위를 쓰는 계층의 관료이다.
실무관이나 주무관으로 호칭하는 9급(서기보)-8급(서기)-7급(주사보)-6급(주사)의 위 계급이자 4급(서기관)-3급(부이사관)-2급(이사관)-1급(관리관)의 아래 계급이다.
국회, 법원, 검찰, 교육청 등등 3부(三府)도 있는데 거기에는 그 분야를 표시하여 입법 사무관, 법원 사무관 같은 식으로 부른다.
면장은 최하위 종합행정기관이다.
면 단위 기관장 회의 상석으로 주관자이기도 하다.
면장은 행정의 달인이자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선수가 대부분이다.
동읍면에 가면 거기의 어른으로 통한다.
머리가 희끗희끈하게 연로해서가 아니다.
그 동읍면을 대표하기 때문에 그렇게 분류하는 것이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
면장은 만물박사다.
모르는 것이 없고, 못 하는 것이 없다.
그렇게 각인된 자리에 낙하산이라던가 하는 식으로 부적절하게 잘 모르는 공무원이 면장으로 가면 본인도 고생, 면서기도 고생, 주민도 고생이다.
그런데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말에는 진실의 오해가 있다.
여기에서의 면장은 우리 동네 면장(面長)이 아니라 얼굴 대하는 것을 면한다는 면장(面墻)의 뜻이란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쥐뿔도 모르는 사람이 무슨 면장을 한다고 요란하게 나섰느냐고 디스한다는 것이 오히려 되잡히는 처지의 헛소리가 될 뻔했다.
그래도 할 말은 해야 한다.
고기는 씹어야 맛이고, 쌈은 말려야 하고, 말을 하고 봐야 한다고 했다.
원전(原電)을 두고 갑론을박이다.
폐기해야 한다, 확대해야 한다로 갈린다.
정치권도 둘로 갈리고, 전문가들도 발전론자와 환경론자로 갈리고, 일반인도 현실론자와 미래론자로 갈리고, 생산자와 유통자와 이용자도 호불호로 갈리고 있다.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너무 자의적이고 지엽적이어서는 아니 된다.
총론 위주로 치우쳐도 문제고, 각론 위주로 편향돼도 문제다.
숲만 보다가는 나무를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다가는 숲을 보지 못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
원전은 분명 장단점이 있다.
무척 긍정적이기도 하고, 대단히 부정적이기도 하다.
문제를 풀었는데 다 정답일 수도 있고, 다 오답일 수도 있는 것이다.
저울로 달면 어느 한쪽으로 기울 수 없을 정도로 막상막하일 것이다.
원전은 엄청나게 이롭기도 하고, 무지하게 해롭기도 하다.
그런데 원전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없이 자기들 편리한 대로 재단하며 이롭게 하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정확한 사실은 뒤로하고 풍문으로 들었소만 갖고 침소봉대하거나 축소지향으로 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예스냐 노냐 하면서 하나만 선택하라는 식으로 칼칼한 것을 좋아하는 미당 선생도 여기서는 엉거주춤 이다.
여기도 옳고, 저기도 옳기 때문이다.
번드르르하게 말을 잘해서 양쪽을 그렇게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이 그렇다.
우선 당장은 원자력이 필요하기도 하고, 미래를 생각하면 원자력은 종식되어야 한다.
낮은 발전 원가를 감안하면 유리하지만, 막대한 건설비와 폐기비용을 감안하면 불리하다.
오래되긴 하였지만 한때는 어깨띠를 두르고 값싸고 무한정인 원자력만이 에너지 부족을 해결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거리 홍보를 했었다.
그런데 제법 되긴 하였지만 언젠가부터 환경오염과 인간재앙의 씨앗이라는 오명으로 밀려나고 있다.
보느라니 격세지감이다.
또 그게 정치 문제로 비화하여 표라면 저승까지도 따라간다는 정치인들의 논쟁거리가 될 줄은 몰랐다.
원전 반대론자든 원전 찬성론자든 신중했으면 좋겠다.
어느 쪽이든 아전인수가 아니라 보편타당한 자세로 임하여 진지한 토론과 검증을 거쳐 최대 공약수를 만들고 모두에게 이롭고 도움이 되는 쪽으로 결론을 냈으면 한다.
OO 코끼리 다린 만지듯이, OO 문고리 잡듯이 하면서 목청을 높이다가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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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