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소제동

Aphraates 2021. 7. 17. 10:50

T(S) 본의 화첩 기행에서 대전 동구 소제동 일대를 소개했다.

젊은 화가와 음악인이 동행하면서 현지 인물과 풍경과 풍물을 소개하는 차분한 프로인데 E(K) 본의 걸어서 세계 기행같은 프로와 함께 종종 보는 프로다.

오늘 소개하는 주요 내용은 대전 동구의 달동네와 산턱 골목길과 거기에서 바라본 코레일 쌍둥이 빌딩을 주축으로 펼쳐진 대전역세권 일대의 야경이었다.

정체와 발전을 함께 다루며 문화예술적인 측면에서 진행하는 것이 맘에 와 닿았다.

이런 프로가 각광을 받고, 저런 문화예술인들이 별다른걱정없이 지향하는 바를 추구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기도 했다.

 

소제동 일원, 다음
소제동 나래관에서 본 대전 야경, 다음

소제동은 미당 선생에게도 추억과 그리움이 있는 동네다.

1960년대 말과 970년대 초 문화동 학교 시절 이야기이지 그 이후 직장과 생활에서 대전 사람이 되고서부터는 관점이 달라졌다.

 

효동-천동-신흥동(충남중)-대동(대전여고)-자양동-소제동(대성여상)-가양동(대전농전/대전상고)-성남동으로 이어지는 동부 지역이었다.

지금은 재개발이 되어 여러 곳이 아파트 숲으로 변했고, 경부선 철로가 가로막고 있던 대전역 광장을 관통하여 동서지역을 연결을 지하도로가 개설되었고, 나름대로 생활권과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 저개발의 약세지역으로 통한다.

식장산을 비롯한 산이 가로막고 있고, 서울 바래기가 여전한 지역 구도의 한계가 아닌가 한다.

대전의 서쪽과 북쪽은 쭉쭉 뻗어나가는 형상인데 동쪽과 남쪽은 상대적으로 정체된 모습이다.

대전의 중심지역일 때도 빛을 발하지 못하였는데 중심이 서쪽으로 옮겨가면서 급속히 공동화되어 변방 아닌 변방으로 취급당하고 있다.

이를테면 서울의 강남과 강북처럼 차이가 나는 것과 유사한데 서울에서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이나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이라며 기지개를 켜듯이 대전의 가자소(가양동-자양동-소제동)와 대신천(대동-신흥동-천동)도 일어서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쪽 동네 가본지가 어제인지 모르겠네.

어디에서는 짜장 한 그릇이 오천 원인데도 칠천 원이 넘는 다른 지역으로 가는 것을 어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네.

그런 말이 다 옳은 것은 아니다.

아닌 경우도 있다.

 

Lee)

재는 거기에다 엿 붙여 놨나 왜 향촌만 고집하는 줄 모르겠네.

웬만한 사람 같으면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가 아니더라도 몇 번은 이사했겠네.

Kim)

뭐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새 집 따라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것이 체질에 안 맞아 그러는 것인데 돈으로 따지면 좀 멍청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네.

다 저 나름대로 사는 것이니 뭐가 답이라고 할 수는 없겠네.

Han)

휘황찬란한 빌딩 숲을 좋아하는 것이나 어둠침침한 달동네를 좋아하는 것이나 좋아하는 것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없으니 그리 살면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둘 다 승리자이자 실패자라 하면 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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