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그러나 어쩌겠소

Aphraates 2021. 7. 20. 04:14

전기에도 바이러스 같은 것이 있다.

고조파가 그의 하나다.

곰팡이처럼 활용할 수 있는 측면이 좀 있긴 하나 그보다는 끼치는 해악이 크다.

바이러스를 치료하듯이 고조파도 처리해야 한다.

안 그러면 통신 장애, 기기 과열, 정밀 기기 오부 동작, 여타 파급 영향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유발한다.

 

고조파를 억제, 감쇠, 차단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의 하나가 필터를 설치하는 것이다.

필터에는 액티브 필터(Active Filter, 능동형 필터)와 패시브 필터(Passive Filter, 수동형 필터)가 있다.

액티브 필터는 고조파 발생원으로부터 고조파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패시브 필터는 불가피하게 발생한 고조파를 억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고조파 장해를 방지하는 데는 대개 두 필터를 함께 사용한다.

이를테면 이중 보호의 백업 시스템(Back Up System, 후비보호)인 셈이다.

그렇게 철두철미하게 막아도 고조파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이중이 아니라 삼중 사중 이상으로 하여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고조파를 차단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돈 문제다.

그렇게 하자면 그 비용이 엄청나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된다.

고조파는 차단했는데 다른 데서 또 다른 부작용이 발생한다.

때문에 너무 과보호할 수가 없다.

지진 피해를 막는다고 모든 설비를 지진 강도 7.0 이상의 내진 설계를 할 수 없어 중요도에 따라 강약조절을 하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코로나도 그와 유사하다.

우리는 코로나에서도 고무풍선 효과 현상을 여실히 보고 있다.

한 쪽을 누르면 생각지도 않은 엉뚱한 곳에서 부풀어 오른다.

그리고 OO가 구멍을 찾아 용케도 들락거리는 것처럼 귀신같이 다가와 성가시게 하는 것이다.

거리 두기를 강화하면서 방역 조치 단계를 상향하면 소상공인과 여행업계 같은 곳에서는 우리는 죽으란 말이냐며 하소연하지만 온라인 쇼핑이나 배달업계에서는 몸이 열 개라도 감당하기 어렵다며 화장실에 가서 표정 관리를 한다.

또 있다.

댁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데 우리는 가만히 있을 수 있느냐고 반발이라도 하듯이 변종 코로나가 고개를 쳐든다.

백신으로 예방하고, 치료제 개발로 치료를 하면서 코로나를 잡아가고 있는 데 순순히 물러가는 것이 아니라 새끼치는 것을 넘어 손자까지 뿌리고 다녀 우리의 인내심을 테스트하고 슈퍼맨처럼 강하게 만들고 있다.

안타까운 것도 있다.

없어도 될 시행착오가 일고, 없어야 할 발목잡기와 트집잡기가 도사리고 있다.

 

코로나, 참 고얀 놈이다.

그런데도 감기처럼 평생 안고 살아야 할 것 같단다.

온 인류가 힘을 합쳐 대응하여 기선이 제압되는가 싶더니 반기라도 들듯이 새끼 치는 것을 넘어 손자까지 생산하여 명을 이어가고 있단다.

우리 역시 그런 도전을 좌시할 수 없다.

초전박살의 의지로 응전하는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노력의 결과로 반드시 승리하리라 믿는다.

그 과정에서의 고초를 생각하면 여간 괴로운 것이 아니나 감내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어쩌겠소,

누가 대신해줄 수도 없고, 하늘만 쳐다보고 탄식할 수도 없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그러니 깨지고 찢어지는 파열음이 아닌 감미롭게 화음을 맞춰 잘해나갔으면 한다.

 

전에 삼천포 초입의 진주 지역에서 코로나가 창궐할 때 대전에서 여러분이 걱정해주셨다.

가능하면 남해안 지방에서 머무는 것을 자제하라 하였다.

안 내려갈 수 있으면 내려가지 말고, 내려가더라도 조금이라도 늦게 내려가 삼천포에서 머무는 시간을 줄이라 했다.

 

지금은 그 정반대다.

좁아터진 수도권에서만 극성을 부리던 걔들이 지방 원정을 하는 양상으로 변하여 조용한 동네가 없다.

걔들이 발이 달려서 간 것이 아니고 결국은 실어 나른 우리들의 책임인 것인데 어찌 됐든 간에 어렵게 됐다.

혹서와 휴가철을 맞이하여 묻어 다니던 걔들이 전국으로 퍼져 나가 어디로 튈 것인지 모르게 워밍업하고 있는 상태다.

자연재해에는 비교적 자유로운 대전이 사통팔달 교통 요충지의 편리함이 아니라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삼천포 사람들이 그런다.

이럴 때는 몸조심해야 하니 어지간하면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대전에 올라가지 말라고 한다.

삼천포는 가끔 나오긴 해도 청정 지역으로서 확 퍼진 것은 아닌 데 비해 대전은 집단 감염이 일어나고 있어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쩌겠소.

대전도 가야하고, 삼천포도 가야 한다.

대전에도 있어야 하고, 삼천포에도 있어야 한다.

혹 그 길이 험하고 어렵더라도 가야 할 길이자 머물러야 할 곳이니 어떻게든 이겨내야 한다.

대전이 더우면 땀 흘리는 사우나에 간다는 생각으로, 삼천포가 시원하면 소름 돋는 냉풍장에 간다는 생각으로 맛 들이고 길들일 것이다.

 

신달자 엘리사벳, 다음

달자, 신달자(엘리사벳) 선생님이 평화방송의 하느님의 선물, 시가 있는 여름프로의 주재 강연에서 사랑으로 코로나를 이겨내자고 차분하고 감동적인 강연을 이어가고 있다.

생방송인지 녹화방송인지, 재방송인지 모르지만 더 많은 사람이 시청할 수 있는 시간대에 방영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이 꼭두새벽인 3시에 나오시다니 좀 그렇다.

 

사돈 남 말 하슈.

그러는 미당 선생은 지금 이 시간에 뭐 하고 있대유.

, 그런가유.

어제 낮 땡볕이 피곤하여 저녁 가요무대를 보면서 좀 일찍 잠들었더니 평소보다 1시간 정도 일찍 일어났네유.

노땅이라서가 아니라 소싯적부터 길든 습관으로 어쩔 수 없으니 그런 것은 문제 삼지 말아 주세유.

능동적인 태세에는 한계가 있으나 수동적인 자세는 가능하니 그 스탠스만이라도 잘 유지해 나가야지유.

그릇이 작아 남들까지 돕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것은 스스로 해결하고, 남들한테 건너가는 것은 막아야겠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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