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무료

Aphraates 2021. 8. 18. 05:10

과거 제대 말년의 8.18을 생각해봄직도 하다.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는 치킨게임을 관전해봄직도 하다.

최종적으로 마무리할 서류와 자료를 정리해봄직도 하다.

죽 늘어지는 코로나 상황에 대해서 어찌할 것인지 고민해봄직도 하다.

달밤에 체조한다고 할지 모르지만 준비된 인식이 사그라지지 않도록 혼자서 OJT(On the Tob Training, 직장내 훈련)TBM(Tool Box Meeting, 현장 작업 전 안전회의)을 열어봄직도 하다.

취향은 아니지만 텃밭을 갈구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처럼 사무실 앞 잡초를 싹 밀어버림직도 하다.

지금은 묶여있으나 언젠가는 자유로워질 날들을 위하여 질리지 않고 반가운 소맥 폭탄 투하 작전과 즐거운 여행으로 갈음할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봄직도 하다.

 

여유가 있고 말미가 있다.

바로 해도 되고, 급하게 안 해도 된다.

안 하고자 하는 핑계를 댈 수도 있고, 하고자 하는 구실을 댈 수도 있다.

그런데 호불호를 따지지도 않고 그냥 있다.

무사안일은 아니다.

잠시 짬을 갖는 것이다.

그런데도 나무 그늘에 앉아 시원한 바람과 함께 먼 하늘과 바다를 바라보면 아무 생각 없이 있는 것은 무료함 그대로다.

 

무료, 다음

어이, 미당 선생.

안 어울려.

그러지 마.

목소리 처지고, 걸음걸이 늘어지는 것은 그림이 안 맞아.

산발한 머리 긁적이며 무르팍 튀어나온 빛바랜 운동복을 치켜올리고는 긴 하품을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아.

영양가가 있든 없든 그렇게 멍청하게 시간만 죽이지 말고 뭐든 좀 해봐.

정 할 것이 없으면 뜀박질을 하든 땅을 파든 몸을 움직이고 생각이라도 좀 해야지 그러다가 큰일 난다고.

할 만큼 했고, 지금도 잘 하고 있다는 부추김에 고무되어 멀쩡한 몸과 맘 고문관 만들지 말고 뭐든 해보란 말이야.

 

무료 아웃

그래, 믿는다.

무료(無聊)하다고 해서 무료(無料)의 길에 맛들이지 않을 것이다.

알아서 잘 할 것이다.

때로는 멍때리기도 필요하다.

사람이 잠시 허물어질 때도 있고, 이따금 뚱딴지같은 일에 웃음 지을 때도 있는 것이니 무료함을 즐기는 것은 아니라 본다.

그래도 유념해야 한다.

그게 길어지고 굳어지면 다시는 헤어나지 못한다.

연착륙과 연이륙 개념으로 그림을 잘 그리고 실천에 들어가는 것도 긴 여정의 한 과정이라 인정하니 그대로 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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