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
어제 주일은 23,715보의 걸음으로 보낸 하루였다.
삼천포 외곽인 남양면으로 점심 외식을 하러 갔다.
어느 정도 거리일 거라 예상을 했었는데 막상 해보니 좀 무리였다.
정림동 분처럼 웬만한 거리는 배낭을 메고 뛰어다니는 건장한 체력에 마라토너 같다면야 그 거리 정도야 문제가 안 되겠지만 만 보만 걸으려해도 신경을 쓰고 긴장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문제가 된다.
갈 때는 처음 길이라서 그런 대로 갔다.
돌아올 때는 가도 가도 끝이 없이 까마득하여 발이 잘 떨어지질 않았다.
택시를 탈까도 생각해 봤지만 걸어온 길이 너무 아까워서 그럴 수는 없었다.
좀 어렵더라도 그 쯤은 감내해야 한다는 열망과 오기도 작동했다.
배 터진 O 기어가듯이 간신히 향촌 집에 도착하였다.
몸과 맘이 천근만근이었다.
비와 땀에 젖은 옷은 말씀이 아니었다.
다 훌러덩 벗어 내던지고 따스한 물로 샤워를 했다.
개운하긴 했으나 뭔가 가득 찬 것 같은 종아리와 허벅지는 여전히 묵직한지라 발을 놈 높게 하여 피로를 풀었다.
워낙 부대끼고 어려우니 잠도 안 왔다.
저녁 식사는 생략한 채 주스도 마시고, 콜라도 마시고, 물도 마시고 하면서 뭉그적거리다가 잠이 들었다.
그러고 나니 좀 풀어지는 것 같았다.
“아이고 대단하네. 무리였어” 하는 중얼거림과 함께 일상 회복을 하였다.
그러고 보니 몸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것 같다.
밥 잘 먹고, 잠 잘 자고, O 잘 싸고, 몸과 맘 잘 움직이고, 매사에 긍정적이고 웃으면 그게 보약이라고 한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지금 상황이니 보약을 잘 먹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되고, 그러기 위하여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 역시 맘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 선하고 착하게 정성스럽게 사는 길이 그 길임을 명심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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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