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질려서

Aphraates 2021. 9. 13. 05:58

미사 봉헌을 하고 나오다 미당 선생 A()가 1당5역은 하는 사장 P() 아우님을 만났다.

성당 로비에 서서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 사업하는 데 어려움이 많지. 다들 어려우니 이겨내야겠지.

) 그럼요, 그런데 너무 어려워요. 사람들이 통 돌아다니질 않아요. 저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다들 그러니 참고 견디는데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요.

) 끝날 거 같지는 않잖아. 위드 코로나(With Corona)까지는 몰라도 평생 달고 살아야 할 것 같은데. 그런 상태를 가정하고 맞추도록 해봐.

) 그래야 하는데 외길로 살아 온 길을 전혀 다른 길로 획기적으로 바꾸기가 그리 쉽겠어요.

)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준비하고 연습을 해야지. 어디 나쁘기만 하겠어. 새로운 길을 가다 보면 좋은 것도 나올 거야. 파이팅 하자고,

) 형님, 고맙습니다. 그런데 형님은 별일 없으시지요. 오늘도 바로 내려가야 하시고요,

) 그래야지. 이 나이, 이 시국에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아주 고맙지만 나름대로 애로사항도 있네. 솔직히 돈은 줘서 좋은데 질려. 3년여를 똑같은 생활을 하다 보니 일보다는 자신을 이기기가 어렵네.

) 행복한 고민이신데 그렇긴 하시겠네요. 하지만 못 질려서 한이 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아무 소리 하지 마시고 건강 챙기면서 즐겁게 하세요.

) 물론이지. 그래도 질린 것은 질린 것이어서 이렇게 아우님과 속삭이는 거잖아.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는지 모르지만 잘 해야지. 인간 도리와 세상 이치에 어긋나지 않게 정성스럽게 하고 있으니 걱정은 하지 말고.

 

짧은 시간에 서로의 신상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아우님도, 형님도 그리고, 제삼자라도 공감할 수 있는 일상적인 대화였다.

그런 이야기는 시작도 끝도, 시도 때도 없이, 언제 어디서 누구한테도 나올 수 있다.

감내해야겠지만 막상 닥치고 보면 그리 쉽게 볼 것은 아닌 것 같다.

감출 수 없는 욕망과 중단할 수 없는 발전과도 연관되는 문제라고 볼 수 있을다.

다 그렇게 사는 것이니 고민은 좀 해봐야겠지만 너무 골똘하고 심각하게 생각할 것은 아닐 것이다.

 

고마운 인사, 다음

결론은 버킹엄이다.

해여 그렇다 할지라도 질린다는 소리는 아무도 없는 산속에 들어가 혼자 중얼거릴 말이란 것이다.

복에 겨워서 앵앵거리지 말고 늘 감사하면서 최선을 다하며 더불어 사는 길이 잘 사는 길이라는 것이다.

 

http://blog.daum.net/kimjyyhm

http://www.facebook.com/kimjyyfb

http://twitter.com/kimjyytw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