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려서
미사 봉헌을 하고 나오다 미당 선생 A(아)가 1당5역은 하는 사장 P(프) 아우님을 만났다.
성당 로비에 서서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아) 사업하는 데 어려움이 많지. 다들 어려우니 이겨내야겠지.
프) 그럼요, 그런데 너무 어려워요. 사람들이 통 돌아다니질 않아요. 저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다들 그러니 참고 견디는데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요.
아) 끝날 거 같지는 않잖아. 위드 코로나(With Corona)까지는 몰라도 평생 달고 살아야 할 것 같은데. 그런 상태를 가정하고 맞추도록 해봐.
프) 그래야 하는데 외길로 살아 온 길을 전혀 다른 길로 획기적으로 바꾸기가 그리 쉽겠어요.
아)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준비하고 연습을 해야지. 어디 나쁘기만 하겠어. 새로운 길을 가다 보면 좋은 것도 나올 거야. 파이팅 하자고,
프) 형님, 고맙습니다. 그런데 형님은 별일 없으시지요. 오늘도 바로 내려가야 하시고요,
아) 그래야지. 이 나이, 이 시국에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아주 고맙지만 나름대로 애로사항도 있네. 솔직히 돈은 줘서 좋은데 질려. 3년여를 똑같은 생활을 하다 보니 일보다는 자신을 이기기가 어렵네.
프) 행복한 고민이신데 그렇긴 하시겠네요. 하지만 못 질려서 한이 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아무 소리 하지 마시고 건강 챙기면서 즐겁게 하세요.
아) 물론이지. 그래도 질린 것은 질린 것이어서 이렇게 아우님과 속삭이는 거잖아.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는지 모르지만 잘 해야지. 인간 도리와 세상 이치에 어긋나지 않게 정성스럽게 하고 있으니 걱정은 하지 말고.
짧은 시간에 서로의 신상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아우님도, 형님도 그리고, 제삼자라도 공감할 수 있는 일상적인 대화였다.
그런 이야기는 시작도 끝도, 시도 때도 없이, 언제 어디서 누구한테도 나올 수 있다.
감내해야겠지만 막상 닥치고 보면 그리 쉽게 볼 것은 아닌 것 같다.
감출 수 없는 욕망과 중단할 수 없는 발전과도 연관되는 문제라고 볼 수 있을다.
다 그렇게 사는 것이니 고민은 좀 해봐야겠지만 너무 골똘하고 심각하게 생각할 것은 아닐 것이다.
결론은 버킹엄이다.
해여 그렇다 할지라도 질린다는 소리는 아무도 없는 산속에 들어가 혼자 중얼거릴 말이란 것이다.
복에 겨워서 앵앵거리지 말고 늘 감사하면서 최선을 다하며 더불어 사는 길이 잘 사는 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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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