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아프지 말아야지

Aphraates 2021. 9. 30. 06:08

9월이 간다.

개인적으로는 몇몇 친지분이 낙상으로 인하여 고생하시는 것 이외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

공동체적으로는 여러 일이 있었거나 진행 중이다.

거기에는 많은 지류가 있지만 코로나와 대선이라는 본류로부터 파생된 것들이라 보면 될 것이다.

그런 게 아니더라도 살아가기 바쁜 개개인으로서야 그런 큰 문제에 일희일비할 것은 아니다.

그런나 결국은 개개인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마무리해야 할 것임을 생각할 때는 자조하거나 방관할 수만은 없다.

문화예술인이 다른 것에 신경 쓰지 않고 본업에만 충실해야 하냐 아니면, 현실 참여도 본업의 일환이니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처럼 난해해질 수도 있다.

어려운 문제다.

 

맘과 몸이 함께 가기 어려운 세대다.

결기도 결기 나름이다.

누가 뭐래도 나는 할 수 있다면서 긍정적이고 역동적으로 나설지라도 몸이 안 따라주면 애석함에 피로만 누적될 것이다.

포기도 포기 나름이다.

남들이 봐도 얼마든지 더 할 수 있는 데 지레 겁을 먹고 부정적이고 소극적으로 나서서 자신을 스스로 옭아매는 것은 안타까움에 노화만 촉진될 것이다.

 

뭐든 과유불급으로 임하면 좋을 것이다.

한데 그게 어렵다.

잘 안 된다.

수시로 밀려오는 격랑에 맘과 몸이 흔들린다.

장마다 꼴뚜기처럼 마냥 잘 나갈 것 같아 헤헤거리지만 언제 어디서 갑자기 멈출지도 모르는 것이다.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 일도 더 해야겠고, 돈도 벌어야겠고, 국가 사회적인 활동도 해야겠다고 하지만 누군가가 볼 때는 욕심이다.

 

표가 나든 안 나든 자중자애하고 우선은 아프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안 하던 짓을 갑자기 할 수도 없고, 타고난 것을 어찌 맘대로 조정할 수 있겠는가만은 건강 하나만 제대로 챙기고 조심해도 성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안 아파 본 사람은 모른다거나 건강은 건강할 때 챙겨야 한다는 말들 깨달을 때는 이미 늦을 수도 있으니 그러기 전에 조심조심하는 것이 다른 큰 것을 얻는 것보다 값지다 할 것이다.

 

하안거를 끝내고 감자 우력 하는 사찰 모습이 떠오른다.

땀을 훔치시던 한 스님의 인터뷰 말씀도 와닿는다.

일일부작일일불식(一日不作一一不食) ,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는 말씀이다.

양과 질을 따지기에 앞서 땀 흘려 일하고, 맛있게 먹고, 시원하게 빼낼 수 있는 것만큼 큰 행복은 없을 것이다.

그를 기본 복을 바탕으로 하여 좀 더 나은 것을 주신다면 또, 거기에 덧붙여 좀 더 주신다면야 황공무지를 넘어 욕심은 끝이 없다는 꾸중을 들을지 모르겠으나 그 역시도 성인군자가 아닌 보통 사람으로서야 당연한 바람일 것이다.

어깨를 움츠리지 말고 활짝 폈으면 좋겠다.

넘치면 넘치는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더 나은 내일을 위하여 정성스럽게 열심히 살아가자는 9월이 가는 소리에 얹는 이 향촌 사람의 절절한 호소이다.

 

날이 선선해진다.

평화방송을 통하여 바치는 수녀님들의 묵주기도와 함께 9월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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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노래(패티김),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