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날을 핑계 삼아
뭘 핑계 댄다면 거짓말을 하거나 기만한다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나의 적군은 너의 우군이 될 수도 있고, 너의 적군이 나의 우군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것처럼 핑계도 적절하고 요긴하게 쓰면 좋은 약이 될 수 있다.
시월의 첫날이다.
내 날을 핑계 삼아 어제를 뒤돌아보고 내일을 생각해본다.
시월의 마지막 날에는 이(李) 가수처럼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무거운 맘으로 아쉬움을 노래하러 다닐지라도 첫날에는 가벼운 맘으로 희망의 길을 열어보자는 것이다.
올 끝날에 삼천포에서의 3년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유종의 미를 잘 살려야겠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순탄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일이라는 것이 언제 어디서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니 정성을 들이며 조심해야겠다.
담당하는 직무 자체가 발주처와 시공자의 중간 역할을 하면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그에 충실하면 되는 것이지만 얽히고설킨 것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니 완급과 수위조절을 적절히 하면서 기왕 하는 거 100% 만족에 가깝게 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건강이 우선이다.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는 대로 건강도 점검해볼 필요도 있다.
좀 불편한 데가 없는 것은 아니나 아직은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지만 연륜이 더할수록 약해지면 약해졌지 강해지지는 않을 테니 조이고, 닦고, 기름칠하면 성능 유지에 큰 도움이 되는 연식이 오래된 자동차처럼 잘 관리하면 그만큼 성능 보증기간이 길어진다는 것을 유념해야겠다.
성당 봉사 활동에도 맛 들여야겠다.
직무 자체가 안정된 상태로 출퇴근하면서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변화가 일지 알 수가 없지만 대전 향촌에 있는 동안만이라도 공동체 일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
삼천포에 있는 동안에 4년여 동안 준비하던 본당 설립 30주년 행사를 순조롭게 마치고 난 후로는 봉사에 소원하여 죄송스러웠던 점도 조금이나마 보속하고 싶다.
목에 가시처럼 걸려 불편한 건도 해소해야겠다.
건강이 허락되고, 업무에 무리가 없는 올해 희비가 교차하면서 마무리하지 못한 Q-net 동네일도 말끔하게 정리하고 싶다.
혹자는 그 나이에 왜 사서 고생하느냐고 인제 그만하라고 하지만 제삼자를 통해서 반박의 구실도 찾았다.
엉뚱한 일을 하거나 할 일이 없어 멍때리기를 하는 것보다는 공부하는 것이 시간도 잘 가고 훨씬 낫다고 하는 비교적 신세대 그룹에 속하는 박(朴) 대리님의 각오도 높이 평가하는 것이다.
또 있다.
욕심이 뭐라더니......,
그러나 과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것은 인간의 도리와 인생의 맛에 관한 소박한 바람이다.
가족, 친지, 친구들과도 자주 만나고 시간을 함께하고 싶다는 게 그거다.
이 나이에 뭐가 그리 바쁘고, 가릴 것이 많다고 당연히 해야 할 일까지도 못한다는 것은 자신을 부끄럽게 만드는 것이다.
완벽하게 챙길 수는 없을지라도 기회가 되는 대로 작은 만남과 짧은 인사가 이루어지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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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