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맞대맞

Aphraates 2021. 10. 30. 09:15

맞대맞으로 쌍벽을 이룬다는 말은 종종 쓴다.

맞대맞이 맞는지, “맞대 맞이 맞는지, “맞 대 맞이 맞는지 맞춤법을 알아보기 위하여 사전을 찾아보니 그런 단어는 없었다.

대신에 맞대다”, “맞대면이라는 단어는 나왔다.

은 일부 명사 앞에 붙어 서로 마주 대한의 뜻을 더하는 말이라는 설명이었다.

하여튼 맞대맞은 호적수를 일컫는 말로 쓰는 것이 큰 오류는 아닐 것이다.

 

맞대맞을 넘는 일당백이라는 말이 통할 때가 있었다.

그 비율이 세월 따라 달라지고 있다.

1:3에서 1:2, 다시 1:2에서 1:1까지는 자신만만했다.

그러나 역으로 1:2에서 13으로, 또다시 1:5로 이어지면서 110010.01로 쪼그라들고 있어 모두가 위축되는 상태다.

그렇다고 양기가 입으로만 오른 것도 아니다.

입도 풀이 죽었다.

 

무슨 사고가 있었나.

어디가 아픈가.

어떤 후유증이 있나.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나.

 

그게 아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천하 없는 사람도 절대로 피할 수 없는 그 길이다.

기력이 왕성하여 뛰어다닐 때가 있으면 기력이 쇠잔하여 주저앉을 때가 있는 것이다.

 

주당의 기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상대가 누구인지에 따라 다르지만 맞대맞도 유지하기 힘들다.

소주 한 잔이면 얼굴이 붉어지고 온몸이 군시럽다고 하여 주가와는 아예 상종을 안 하는 순혈통 비주류파(非酒類派)에 편입해야 할 정도로 약해지면서 골골하고 있다.

해 떨어질 때 시작하여 해 뜰 때까지 밤이슬 맞으며 휘젓고 다닐 때는 일당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이제는 그런 때가 있었는가 하고 의심이 들 정도로 존재감이 무색하게 된 것이다.

그때 그 시절이 그립다거나, 그러고 다니다가 나이 들어 후회하게 될 테니 조심하라든가 하는 말들을 유념할 정도는 아니나 42.195km 마라토너가 100m도 엉금엉금 기어가야 간신히 통과하는 지경에 이른 바에야 무슨 말로 자신을 위안할 것인가.

 

그제 삼천포와 어제 대전에서의 연짱은 만땅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아무 생각이 없다.

원래 해장은 안 하는 스타일이지만 그래도 해장하고 싶다는 것은 느껴야 할 텐데 그마저도 무감각이다.

속이 크게 불편하거나 머리가 띵한 것도 아니고, 오리 새끼는 저리 가라 할 정도라거나 칭병하고 누워있는 상태는 아니지만 개운하고 가벼운 몸이 아닌 것은 연타석 후유증이리라.

 

뭐 좋은 거라 돈 쓰고 몸 버려가면서까지 들이키냐고 하는 것은 뭘 모르는 소리이고, 담배도 몸이 허락하고 건강하니까 피우는 것이니 적당하게 하면 되는 것이라고 하는 것도 뭘 모르는 소리일 테지만 그렇게 나 아닌 네가 단정적으로 말할 것은 아닌데 그런 거 저런 거 가릴 형편도 안 돼가니 그게 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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