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좋아요, 그냥
안 좋아요, 그냥.
뭐가요.
팽배(烹背)요.
우리 꽈가 아니에요.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명쾌한 답을 낼 수 없는 문제다.
팽이 먼저인가. 배가 먼저인가.
사람에 따라 극과 극의 정반대의 답을 낼 수 있는 문제다.
떠나는 사람 잡지 않고, 오는 사람 막지 않는다.
떠나고 오는 데는 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을 것이다.
왜 그러냐고 묻지 마세요.
뭐라 설명이나 변명도 하지 마세요.
사랑했기에 헤어져야만 했다는 신파극 대사랑 하지 마세요.
왜 그랬는지 언젠가는 다 드러나고 평가를 받게 돼 있어요.
떠나는 사람 맘 아프고, 오는 사람 맘 답답하지만 그냥 그렇게 하세요.
뭔가 틀어졌기에 삶아지는 팽(烹)이 되고, 고무신을 거꾸로 시는 배(背)가 되는 것을 무조건 칭찬하거나 비난할 일은 아닌 듯싶다.
어느 쪽이든 아름답거나 바람직스럽진 않다.
일시적인 방향 전환과 의식 변환은 되겠지만 그런 몸과 맘으로 뭘 이루기는 불가능하다.
오히려 언젠가는 부메랑이 되어 나의 목을 겨누거나 잊혀져 간다는 것은 당사자가 더 잘 알 것이다.
그런데도 그런 모습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그게 우리의 한계이자 피할 수 없는 여정이 아닌가 한다.
한때는 잘 나갔다.
남가일몽이었다.
지금은 풍찬노숙(風餐露宿)에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하는 처지다.
오기도 동정도 필요치 않다.
숙명이다.
교토사양구팽(狡死良狗烹), 고조진양궁장(高鳥盡良弓藏), 적국파모신망(敵國破謀臣亡) 즉, 토끼가 없어지면 사냥개는 삶기고, 새가 다하면 활은 사장되며, 적국이 무너진 후 책략에 밝은 신하는 제거당한다는 사기(史記)의 가르침은 3,00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유효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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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