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옛날 가락 나온다

Aphraates 2021. 12. 1. 01:57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최대로 피치를 가하는 것이다.

일정 종점을 향해 올인하는 것이다.

무아지경으로 휘니시라인을 향해 돌진하는 것이다.

질풍노도로 고하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조심해야 한다.

슬로우 슬로우가 요구된다.

물불 안 가리는 것은 위험하다.

물들어 올 때 배질한다고 오버페이스하다가는 큰일 벌어진다.

잘 못 하면 덜커덩거리다 멈출 수도 있다.

노가 부러지고 돛대가 나가떨어지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아주 종을 칠 수도 있다.

의욕만 내세울 것이 아니다.

실천도 적당한 선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거기까지 생각하고 실천할 수 있으면 달인이다.

달인도 달인 나름이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어찌 하다 보니 과속한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부담스럽지 않은 것을 보니 옛날 가락이 나오는 것 같다.

 

시공 준공 준비 중에 감리 준공을 준비하자니 일이 많고 번거롭다.

정리된 자료를 받아 마무리하면 되지만 일을 보고 잠자코 있을 수가 없다.

, 이제 끝냅시다

하는 소리만 나오면 그 답 도장을 꾹 누르거나 사인을 휘갈기면 될 수 있게 사전 준비에 들어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공적 사적으로 일감이 밀리는 연말연시인데 하루가 어찌 가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다.

감리 사무실에 출근하여 자리에 앉으면 점심시간까지 한 번도 의자에서 일어나질 않는 날도 있다.

전 같으면 담배라도 피워 물고 한다지만 지금은 아니다.

금연한 지 수십 년째다.

담배 한 대 피우려면 건물 밖으로 나가는 수고를 해야 한다.

오늘같이 바람이 드세고 싸늘한 날에는 따끈한 커피 한잔할 만도 한데 서류 작업을 하다 보니 추운지 더운지도 모르겠다.

 

사무실에서 역할 분담을 하여 강행군을 하고 있다.

며칠 안 돼 많은 진척이 있었다.

이런 식이라면 곧 마무리되어 주요 사항만 보완하면 될 것 같다.

나는 옛날 하던 가락이 있어 괜찮지만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일렀다.

괜찮단다.

돌아가는 것이 시원시원하고 화끈하여 빨리 끝내고 싶다 하였다.

 

어제는 파이팅을 외치면서도 어색했다.

느리지만 잘 달리는 선수와 웃기는 코미디언이 많다는 충청도 출신의 이봉주 선수를 보고 눈물이 났다.

달리고 달려도 지칠 줄 모르던 선수다.

마라톤 42.195km 전 코스로는 성에 안 찬다며 더 달려야 한다고 하던 국가 대표 선수다.

그런 그가 어찌하여 저런 천형 같은 병을 얻어 십리 4km는 고사하고 그의 반의반도 안 되는 단거리를 남의 부축을 받아 뛰고 헐떡거리는 것인지 안타까웠다.

숙명이라 여기지만 야속스럽다.

뛰는 것밖에 모르던 착하고 순박한 봉주 선수의 아름다운 마무리는 장엄한 최후를 맞이하면서 조금도 고역스러워하지 않는 돌아온 등 굽은 연어를 떠올리게 했다.

 

봉주 선수, 힘내세요.

() 작가님과 함께 걷던 포도밭이 있는 천안의 봉주로를 생각합니다.

충북 생거 진천 넘어가는 길목에 있지요.

주소는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봉주로이고요.

봉주 선수, 잘 이겨냅시다.

봉주로의 봉주르입니다.

무리한 스퍼트나 과도한 피치는 잊어버립시다.

다른 거 생각지 마시고 건강하게 걸어가는 우리가 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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