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봉숙이

Aphraates 2021. 12. 3. 04:18

먼데서 오신 손님.

조 가수의 노래가 언뜻 떠올라 그렇게 정중하게 이름 붙였봤다.

하지만 아주 고얀 불청객 손님이다.

손님은 무슨 말라죽을 손님.

소금 뿌리고 찬물 끼얹기 전에 썩 물러가그라.

 

왜 그랬니.

멀라 그랬어.

조용한 아침의 나라를 찾기도 힘들었을 텐데 왜 온 거야.

그런 수고 안 해도 누가 뭐라고 안 할 텐데 실수하는 거 아니야.

 

아주 괘씸하다 이거다.

아프리카에서 우리나라로 오려면 널따란 인도양과 히말리아 산먁도도 있다 이거다.

거기서 물고기하고 또는, 눈표범하고 유유자적 노니다가 조용히 사라질 것이지 어찌하여 여기까지 왕림한 것인지 온당치 않다 이거다.

 

(미크론) ,

댁이 삻소이다.

댁은 거의 사라진 항아리손님이나 홍역 같은 존재다.

뭐라 해봐야 말도 안 탈 것 같다.

봉숙이나 불러봐야겠다.

 

봉숙이/장미여관/2011년,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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