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교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최고의 지성이자 지도층이다.
존경과 신뢰의 표상이다.
두말하면 잔소리다.
스승님의 그림자도 안 밟는다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알고 살아 온 미당 선생 세대들한테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교수를 논란의 대상으로 놓고 갑론을박하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었고, 만약에 그런 일이 있었다면 근본이 틀린 아주 불경스러운 것이어서 사람 취급도 안 했다.
그 기조는 지금도 똑같다.
교수가 뭐 하는 사람인지 처음 알았던 어린 시절부터 교수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지금까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
직접적으로 가르침을 받던 은사님 교수님들만이 아니다.
간접적으로 모시던 교수님도, 동년배 지인의 교수님도, 직장이나 대학이나 조직에서 교류하던 교수님도 불문곡직하고 무한 신뢰다.
한참 후배 연배의 교수님도, 언론에 등장하는 교수님도, 이름을 들어 본 것이 전부인 교수님도 인식하고 인정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그런데 다들 그럴까.
아닌 것 같다.
미당 선생 잣대로 재며 강요하고 싶지도 않다.
교수에 관한 생각이 많이 달라져 가는 것 같다.
시대의 자연스러운 흐름인지 아니면, 상황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역류인지 모르지만 그저 학문과 교육을 담당하는 평범한 지식인이나 직장인으로 변모해가는 측면도 없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왜 그럴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텐데 주된 것은 교수의 위상이 그만큼 위축된 것이 아닌가 한다.
세상이 다양화되고 인생 영위 형태가 달라짐에 따라 독보적이던 최고 지성 위상이 달라진 것이다.
희소가치도 약해졌다.
우후죽순 격으로 들어섰다가 파죽지세 격으로 무너져 가는 대학과 학령인구의 영향에다가 지위 보전을 위한 자구책이 부족했던 탓이기도 하고, 교수를 앞지르는 다른 많은 분야의 인재가 대거 등장하여 지도자와 전문가로 나서고 있는 것도 한 이유가 될 것 같다.
교수 신분도 참 다양해졌다.
직위와 호칭이 다단계다.
단순한 것에 익숙하고 좋아하는 세대들이 보면 여간 복잡한 게 아니다.
죽 유지돼 오던 시간 강사-전임강사-조교수-부교수-교수-명예교수 체계가 아니다.
어느 독지가가 친절하게 군별로 교수를 분류해 놓았다.
A군 : 전임강사, 조교수, 부교수, 정교수
B군 : 산학협력 교수, 강의 전담 교수, 연구교수
C군 : 시간 강사, 겸임교수, 외래교수, 초빙교수, 대우교수, 객원교수, 특임교수
D군 : 석과 교수, 명예교수, 교환교수
분류해 놓은 것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흐름을 알 수 있었다.
A군이 정식 체계, B군이 전임강사 체계, C군이 강사 체계, D군이 명예교수 체계인 것 같다.
법적으로 그리 정한 것인지, 각기 편리한 대로 적용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그렇게 복잡다단하니 시각도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체계를 명확히 하여 편리하게 사용한다고 정한 것이 오히려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말이 나올 만도 하다.
외적으로는 새로운 이미지로 업그레이드시킨 면이 있어 보이긴 하는데 그에 걸맞게 인정해주고 처우를 해주는지는 잘 모르겠다.
교수면 교수지 뭐가 그리 복잡하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교수라고 부르면 될 것을 왜 그렇게 앞에 접두사나 수식어를 붙여 혼란을 자초하는 것인지 아카데미(Academy, 학문과 예술의 전당)와 프로패서(Professor, 교수)가 아프다.
너무 남발된다는 느낌도 있다.
좋게 해준다는 것이 더 안 좋게 만들어진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이러다가 이웃집 손아랫사람을 박 서방이라고 부르듯이 대학에 나가기만 하면 박 교수라고 부르기도 할 것 같다.
여러 형태의 교수 명함을 갖고 다니던 모모가 화제고 논란이다.
사실 여부야 언젠가 다 드러날 것이고, 그에 대한 평가도 적절하게 나올 테지만 명함이 과용, 오용, 남용된 것 같다.
원칙인지 밥그릇 문제인지 모르겠으나 “진료는 의사에게 처방은 약사에게”라는 의약분업 포스터가, “잘 먹으면 약이고 잘못 먹으면 독”이라는 인격 수양과 식생활 개선 포스터가 연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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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