댁이 왜 거기에
삼천포로 부임했을 때 몇 분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늦은 나이에 먼 객지에서 고생이 많겠다며 건강 조심하라는 전화가 주였는데 다른 전화도 있었다.
댁이 왜 거기에 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듣는 미당 선생도 당황스러웠다.
소임이 과분하다는 것인지, 부적절한 임무라는 것인지, 어찌 버텨내려고 그러냐는 것인지 잘 몰랐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의외라는 것이었다.
갈 만하니까 간 것이었다.
긴 설명은 필요 없었다.
어찌 하다보니 그렇게 됐다면서 즐겁고 활기차게 일할 거라고 포부를 밝히는 것으로 답사를 했다.
몸이 안 좋아 연신내 집에서 잠잔다던 영탁의 애인이 강남의 살롱에서 나올 수도 있고, 그렇게 나오지 말라고 해도 옛날로 복귀하기는 그렇지만 생존 차원에서 존재감을 과시해야 해서 잊어버릴만 하면 나타나는 흘러간 물들도 여기저기 끼어들어 한 마디씩 할 수도 있는 것인데 대전에 머물다가 자의 반 타의 반에 삼천포로 빠진 것이 뭐 문제가 될 것은 없는 것이었다.
이양희 씨가......,
그 양반이 웬일이시지.
언제적 이양희 씨인데 왜 거기서 나오시지.
한 번 발 들여 놓으면 빠져나가기 어려운 마약 같은 것이 정치라고 하지만 왕성하게 지방의회 활동을 하다가 연구단지 변두리에서 신식 세차장을 운영하여 성공한 듯이 보이는 황(黃) 아우님처럼 딱 발길을 끊은 예도 있는 것인데 우파 지원 세력쯤 되는 권역에서 계시던 그분이 또 나오셨다는 것은 의외였다.
아무런 인기척도 없더니 이 양반이 웬일이신가.
지역 정치권 요동에 따라 지역 운이 좋아 최고 학벌을 잘 써먹고 한 시대를 풍미하셨으면 됐지 장마다 꼴뚜기도 아닌데 이건 뭔가.
노망드실 연세는 아닌데 이상했다.
별로 탐탁스럽지 않게 여길 텐데 어찌 부활하시었는가.
왜 원로로 남지 않으시고 현실 정치에 나오셨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됐다.
아무래도 격에 안 맞는 것 같아 뭘 말씀하시려는지 기사 검색을 해봤다.
그런데 아뿔사였다.
큰 오해를 살 실수를 할 뻔했다.
동명이인이자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었다.
폴리페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직업 정치인이라기보다는 교수 신분이었다.
대전 동구 출신 국회의원을 역임하신 이양희 의원을 엉뚱하게 소환하려는 것 이상으로 특이한 면도 있었다.
아버지는 아버지 박(朴) 대통령 시절에 정통 호남 야권 인사이셨는데 여식이 반대 진영에 입문했다는 것은 좀 이상했다.
오래전 선친의 일이고 지금은 그런 세상이 아니니 전향이나 변절 같은 말로 깊이 연결할 것은 아니나 그래도 가풍이 있는 것인데 진보층 인사라고 분류될 분이 보수 측이 중책을 맡아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니 참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운명의 날이 밝았단다.
미약 장사가 많이 남는다며 무조건 키우고 보는 호사가들의 이야기다.
호불호를 이야기하고 싶진 않다.
대상을 넘어서는 일이기 때문이다.
젊은 여당 대표님이 풍전등화인 것 같다.
그 키를 오늘의 주인공이 잡고 계신단다.
가부간 결정이 날 텐데 어떤 결론이 나도 논란일 것 같다.
구세대 윤핵관도 등장하고, 신세대 당권파도 출연한다.
누구는 팽(烹) 수순이라 하고, 누구는 전(戰) 단계라 하고, 누구는 그렇게 확대해석할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것으로 생각해달라 한다.
이리 보나 저리 보나 사생결단의 파워 게임의 그림 구도는 이미 잡힌 것 같다.
누구는 공방의 결기를 다지며 으르렁거리고 있고, 누구는 화장실에 가서 웃으며 부추기고 있고, 누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계륵이라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몇 년 지났습니다.
이 노래를 한 번 더 들어봐야겠습니다.
원래 노래 주인은 따로 있다는데 쌈은 엉뚱한 데서 벌어졌습니다.
갑질을 한 것인지 갑질을 당한 것인지 양측이 소명해줘야 알겠지만 무슨 막걸리 문제 때문에 물의가 일어났던데 잘 해결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교수님, 뜻밖입니다.
교수님을 잘 모르지만 왜 거기에 계신 지 그림이 묘합니다.
오늘 일도 잘 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이 의원님, 죄송합니다.
그쪽 편도 아니고, 그쪽 일에 관여할 바도 아니었으나 용전동에서 근무할 당시에 의원님께서 동네 주민을 대신하여 무슨 민원을 제기하시어 논의 단계에서 만나 뵌 적이 있는데 이번에 동명이인 때문에 큰 실수를 할 뻔했습니다.
지금도 건강하게 잘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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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