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떡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
뚝배기보다 장맛이다.
오늘이 화두를 띄우고 시작한다.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것이 아니고 잠자고 일어나 손을 두드리는 것이다.
온고이지신 성격이기도 하고, 미래지향적인 성향이기도 한 사람이 무슨 말인들 또, 무슨 맛인들 마다할 수 있겠는가만 현실적인 측면에서 볼 때 그래야 할 우리가 아닌가 한다.
특히 여태까지 안 그래본 적이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현재에 더 강하게 말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는 허세일지라도 사사건건 공방을 벌이지 말고 그런 여유를 갖고 느긋했으면 좋겠다.
많은 잠을 자진 않는다.
자정 무렵에 잠들어 새벽 4시 경이면 일어난다.
물론 심신이 피곤하다던가 아플 때는 안 그럴 때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고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는 데 연습해서 되는 것이 아닌지라 아마도 체질인 거 같다.
데보라도 비슷하다.
부부는 닮는다는 말처럼 밖에서 그러니 안이 따라온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 역시도 노력한다고 되는 일이 아닌지라 천생연분(天生緣分)인 것 같다.
둘이 그렇게 맞는 것도 다행이다.
한쪽은 해가 중천일 때까지 주무셔도 부족한 늦잠꾸러기인데 꼭두새벽부터 동동거리고 집안을 왔다 갔다 한다면 양측이 모두 짜증 나는 일인데 무언의 약속처럼 또는 묵시적인 불문율처럼 공동 습관 잘 지켜지고 있으니 인생 오복이라고까지 말하는 것은 몰라도 복 받은 것이다.
오늘은 그로부터 일탈한 날로 시작한다.
기억에 남지 않는 이상한 꿈을 꾸다가 잠에서 깼는데 몸이 무지근했다.
잠자는 몇 시간 동안에 상황이 바뀔 뭐는 없는 것 같은데 이상하여 침대에서 내려오자마자 손과 발을 휘둘러봤다.
상하좌우로 잘 움직이는 것이 신(身)은 괜찮다는 것이다.
그럼 다음은 무엇인지 삼빡하게 생각을 해봤다.
스트레스를 받아 억눌릴 것이 떠오르지 않으니 심(心)도 괜찮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외적인 요인이 범인으로 존재할 공산이 크다.
그게 무엇일까 골똘할 필요가 없었다.
바론 드러났다.
어제 Y 본 기상 캐스터가 일부 지역에서는 장대비가 쏟아지고, 일부 지역에서는 열대야가 발생하는 희한한 하루다 될 것 같다는 예보를 하며 웃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렇다.
몸이 더위와 친하기에는 아직 이른 초여름인데 대전의 둔산동은 열대야인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얼른 24시간 작동 중인 노트북을 열어 “단기별 예보”를 보니 우리 동네의 일기예보 온도가 29/26℃였다.
아, 그랬구나.
하는 탄성이 나왔다.
날씨가 그러겠다는데 그 날씨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은 어찌 해야 하는가.
극기하고 극복하면 승이오, 그 반대면 패가 되는 것이다.
두말할 것 없다.
이른 새벽에 그러니 한낮은 어떻겠는가 하고 근심·걱정부터 할 것이 아니라 새벽과 아침을 이기는 것이 급선무였다.
얼른 누가 보면 실례가 될 정도로 훌라 당 벗어던지고 정좌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3시간 정도가 흘러갔는데도 온도 상태는 요지부동이었다.
온라인(OnLIne, 실시간) 예보사항이 아닐 수도 있고, 야심 찬 기상청장이 새로 부임했는데 일일예보도 그날 그날 날싸따라 변한다고 웃는 상황의 재연일 수도 있지만 그 무엇일지라도 열대야로 시작한 월요일이 돼 가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은 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다.
그러나 해야 할 일은 바뀔 수가 없다.
더우면 덥고, 추우면 추운 것인지 그게 대수는 아니다.
자, 일시적인 기상이변인 것 같은데 이대로 나갑시다.
날씨가 그러는데도 다 이유가 있을 테니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고 개떡 같은 날씨이지만 찰떡같이 알고 함께 합시다.
그리하여 뚝배기보다 장맛이라는 칭찬의 말씀을 들어봅시다.
누굴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것이니 마다할 이유가 조금도 없을 것 같은데 다 내 맘 내 뜻 같지 않은데 각자 알아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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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