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장삼이사

Aphraates 2022. 7. 14. 05:51

시커먼스가 아니라 커먼(Common, 평범)해도 좋다.

장삼이사(張三李四)/필부필부(匹夫匹婦)로 사는 것도 복이다.

이미 고인이 되셨지만 노태우 전 대통령님께서 손을 가슴에 얹으며 이 사람은 보통 사람입니다라고 하실 때 권위주의를 탈피하시려는 것은 좋으나 영 안 어울리는 것 같았는데 실천 여부를 따질 거 없이 컨셉이 좋았다.

 

평범한 것도 힘들다.

누구라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쉽지 않다.

누군가한테는 특별한 것이 될 테고 누군가한테는 일상적인 것이 될 테지만 깨지는 소리 없이 하루하루를 지내는 것도 큰 노력과 정성이 수반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평범해지고 싶지만 잘 안 된다.

쥐도 새도 모르게 크고 작은 구멍이 나 균열이 발생한다.

태어날 때야 장 씨고 이 씨고 별반 다를 바가 없지만 세월이 가면서 다르고 차이가 난다.

개구쟁이로 자라고, 학동으로 교육을 받고, 성인으로 사회생활을 하고, 가장으로 일가를 이루고, 국민으로 국가에 충성을 하며 자기 나름대로 보통 사람으로 사는 것도 오복(五福)에 버금가는 복으로 볼 수 있다.

 

사람 대부분은 굴곡진 길을 가면서도 보통 사람으로 살고 있다.

그런 사람은 개인적, 가정적, 사회적, 국가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

 

문제는 문제아다.

 

무개념으로 돌출한 사람이다.

비정상, 비상식, 불소통......, 안 좋은 것을 주렁주렁 달고 다닌다.

나름대로 일정 수준 성공하였지만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정저지와(井底之蛙)가 된다.

통상 수준을 넘어선다.

일탈이다.

옹고집이고, 배타적이고, 자격지심이 심하다.

소통과 타협이 어렵다.

고난의 길에서 입은 상처의 트라우마가 강하게 남아 남을 인정 못 한다.

나를 빼고는 모두가 적이라는 인식을 깔고 있다.

자기 것은 하나를 열로 알고, 남의 것은 열을 하나로 안다.

 

내가 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은 나를 거부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내가 오른 정상은 다른 누구보다도 높다고 단정한다.

아는 것이면, 돈이면, 힘이면, 약삭빠르면 다 되는 줄 알고 그러지 못하는 사람은 멍청하다고 본다.

뭔가는 내세우고 싶어 갓 쓰고 구두 신은 것처럼 엉뚱하게 나온다.

위에서 내려다보거나 밑에서 올려다보면 가구짱 안 닿는 데 아주 훌륭하다고 자부한다.

 

관찰하고 동행하려면 피곤하다.

스트레스를 받는다.

오죽하면 저럴까 하는 측은지심에 잘 해줘야겠다고 다짐하지만 막상 마주쳐 하는 것을 보면 화가 치밀어오른다.

폭발 일보 직전이어서 얼른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조용히 조언하기도 하고, 진정으로 하소연도 해 보고,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내버려 두고 무관심도 해 보건만 백약이 무효다.

제발 그러지 말자고 해도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오히려 나를 무시하는 것이 아닌가 하면서 네가 잘 났나 내가 잘 났나 한번 겨뤄보자면서 수단 방법을 안 가리고 이겨야 한다는 식으로 오기를 부린다.

케미(Chemistry, 궁합)는 고사하고 함께 할 수 있는 건더기가 1도 보이질 않는다.

 

복잡하고 어렵게 살 거 없다.

잘 산다는 거 별거 아니다.

100명 중에 50등만 가도 된다.

99등이 있어야 100등도 있고, 2등이 있어야 1등이 있듯이 누군가는 첫째가 되고, 누군가는 꼴찌가 된다.

첫째가 꼭 우수한 주춧돌이고 꼴찌가 열등한 모퉁이 돌은 아니다.

언제든지 뒤바뀔 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첫째도 소중하고, 꼴찌도 소중한 것이다.

꼴찌가 꼴찌만 맡아놓고 하겠다고 무사안일하면 문제고, 첫째가 첫째만 하겠다고 기고만장해도 문제다.

꼴찌는 중간하겠다고, 첫째도 중간 할 수 있다고 하면서 더불어 살면 잘 사는 것이고, 좋은 세상이 될 것이다.

 

이미테이션(Imitation, 모방)이라던가 벤치마킹(Benchmarking, 성공사례 참고)같은 것이 없어도 좋다.

튀거나 모나게 하지 않고 남들 하는 것처럼 하며 살면 된다.

특출하지 못할 것 같으면 루틴(Routine, 판박이)하게 살아도 괜찮다.

그래도 안 된다면 세상을 원망할 게 아니라 자기 가슴을 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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