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텝
블루스 스텝을 밟아본 적이 있다.
30대 후반대 나이인 청양에서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발을 디민 것은 아니다.
달밤에 체조하듯이 스텝 그립이 그려진 도면을 보면서 몰래 좀 해봤다.
당시에 춤바람이 일었었다.
누가 바람을 잡았는지 모르지만 어느 날 청수리(淸水里) 사택 남자들한테 춤바람이 불어 너도나도 발을 담갔다.
날씬한 제비가 날아와서 그런 것은 아닌 것 같고 누군가가 우연히 사교댄스에 입문하고 연쭐연쭐해서 춤을 배웠던 것 같다.
술꾼들은 술 마시느라 별 관심이 없었지만 맥주 한두 잔 하며 안주나 축내는 사람들이 주를 이루었던 것 같은데 다 끼가 있고 관심이 있으니 성사가 됐을 것이다.
춤을 처음 배우기 시작한 동료들은 재미있는지 만나기만 하면 춤을 늘 화젯거리로 삼았고, 서로 손을 잡고 스텝을 밟아보기도 했다.
청양 시내에 여자 춤 선생이 비밀 춤 방을 열고 거기에서 다른 동네 사람들과 함께 춤을 배웠다.
그러나 오래 가진 못했다.
처음에는 호기심을 갖고 열정적으로 춤을 배웠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심도도 떨어져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나름대로 성공하여 야간 업소에 가서 낯선 여인의 손을 잡고 호흡을 맞출 정인 사람도 있었으니 드물었고 대개는 춤은 내 체질이 아닌가 보다 하면서 그만둔 사람이 많았다.
미당 선생은 정식으로는 아예 입문도 안 했다.
멋지게 춤추는 사람들을 보면 멋있어서 부럽기는 했으나 그런 체질이 아니었다.
운동신경은 둔하지 않으나 옷걸이도 시원치 않고, 그런 상태로 춰봐야 웃기는 모습밖에 안 나와 아예 포기한 것이다.
한여름에 이례적으로 날씨가 시원하니 살만한가 보네.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것도 아니고 웬 춤 이야기가 나오는가 하면 그럴 이유가 있다.
다 공감하는 일일 것이다.
국내외적인 금리 인상 여파 때문이다.
IMF 경제 환란, 2009년 국제 금융위기에 이은 대폭적인 금리 인상이라는데 유동성 증가(화폐증가)에 따른 인플레이를 잡는 조치란다.
금리 인상을 하면 경제활동이 위축되어 부작용도 크다는데 올리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스텝은 금리 인상 단계를 말하는 것이라는데 한 단계가 0.25%란다.
0.25%면 베이비(Baby)스텝이고 0.5%면 빅(Big) 스텝이고, 0.5% 2회 이상이면 점보(Jumbo)스텝이고, 0.75%이면 자이언트(Giant) 스텝이고, 1.0%면 울트라(Ultra Giant) 스텝이라고 한단다.
적게는 0.25%이고 최대로는 1.0%다.
그런 수치라면 보통 사람이 생각하면 에계계 하면서 그 정도로 조금 올리고 내리는 것을 갖고 뭘 그리 야단법석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거시 경제 측면에서 보면 대단한 일이란다.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악재가 겹쳐 몰려오는 것 같다.
달러, 고유가, 자원과 식량난 등등으로 이어지는 것이 심상치 않다.
우리의 강점도 많으니 그를 최대한 살려 약점 극복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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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