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떡
어제는 향촌 집에서 백숙으로 점심을, 신계룡 모임에서 버섯전골 요리로 저녁을 먹었다.
살인적인 더위에 대응하는 이열치열 작전이자 급등하는 물가고에 순응하는 근검절약 기법이다.
이가 없을 때는 잇몸으로 살고, 태풍이 거세면 몸을 숙이는 삶의 지혜다.
알뜰살뜰하게 먹었다.
백숙은 반쯤 먹고 남은 것은 냉장 보관했다.
나중에 얼큰한 닭국(육개장X 육계장O)을 만들려고 그랬다.
회장 겸 총무님을 맡은 아우가 몸에 좋다고 많이 먹기를 권한 버섯요리도 “나는 많이 묵었다”하고는 양보를 했다.
버섯 체질이 아니어서 다른 분들이 닥닥 긁어 냄비를 비우도록 리드했다.
오늘도 비슷한 작전이 될 것 같다.
단기간에 끝날 물가고가 아닌 것 같다.
누가 대신해줄 것도 아니니 나중에 대책 없이 허둥지둥하지 말고 미리부터 유비무환으로 허약한 심신을 단련해나가야겠다.
아침은 거른다.
어제 많이는 아니지만 충분한 열량 보충은 했으니 한 끼 정도는 그냥 넘어가도 될 것이다.
말은 그럴듯하게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고 안 먹으니만 못한 속을 좀 편하게 다스리자는 숨은 뜻이 있다.
점심은 빈대떡으로 대신하잔다.
좀 특이한 빈대떡이다.
감자를 갈아 청양고추를 넣어 부친단다.
넉넉하게 만들어 이웃과 나눠 먹을 양은 안 될 것이란다.
둘이 먹을 것이니 소(小)짜 프라이팬 바닥이 쪽 깔리는 노릇노릇한 감자전을 적게는 세 장에서 많게는 다섯 장 정도 붙이려고 재료를 준비해놨다.
마침 O 본에서 길을 안내했다.
빈대떡과 파전이 왜 비 오는 날에 제격이냐고 친절하고도 과학적으로 안내해줘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으라는 노래를 부르도록 유도해준 것이다.
또 살펴볼 일이 있다.
빵의 경제로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좋아하진 않지만 서로 지키자고 만든 법이니 제헌절인 오늘에 헌법 정신도 기려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맨 나중이다.
지난 한 주를 잘 살게 해주신 은혜에 감사드리며 다가오는 다른 주와 많은 날은 어찌 살아야 하는지 성찰하는 주일(主日)을 거룩하게 지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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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