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매품팔이

Aphraates 2022. 8. 8. 17:53

조선시대에는 이색직업(異色職業)도 많았었다고 한다.

양반을 대신하여 양민이나 천민이 주로 어렵고 난감한 일을 해주고 사례를 받는 죽지 못해 사는 기구한 운명들이다.

그 전의 고려 시대에도, 그 전전의 삼국 시대에도, 그들보다 한 참 전에도 이색직업은 있었을 것이다.

시대를 가릴 거 없이 존재한 인간차별 신분 계급사회의 아픈 대목이다.

조선시대와 근세 시대로 이어지는 단계만 봐도 이색직업은 역사가 깊다.

1392년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과 역셩 혁명으로 고려를 무너뜨리고 한양에 도읍한 때부터 1910년 일본에 의하여 국권을 강탈당한 을사늑약 때까지의 조선시대가 끝난 지 100년하고도 10년이 지났다.

 

그럼 지금은 어떤가.

아직도 잔재가 남아있다.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 불가촉천민(不可觸賤民)이 있다.

인도를 비롯한 외국에서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있다.

표는 잘 안 난다.

대놓고 나는 불가촉천민이라고 광고를 하고 다닌다거나 출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힘이 있고 돈 있으면 장땡이지 그런 게 뭐 대수냐고 한다거나 하면서 애써 그를 부정한다.

기본은 남아있는 것이다.

수법이 교묘하여 겉으로 드러나게 표가 안 나서 그렇지 속을 들여다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오늘은 조선시대의 이색직업 중에서 양반 매를 대신 맞아주는 매품팔이 사내와 남의 상갓집에 가서 재신 고을 해주는 곡비 아낙의 애처로운 삶을 떠올려본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엉덩이가 너덜너덜하게 맞고도 고맙다는 절을 하며 관아를 나서 마누라와 자식이 있는 집으로 갈 때 어떨까.

몸보다도 맘이 만신창이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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