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더 뜨겁게

Aphraates 2022. 11. 24. 05:06

20년만이다.

시국이 좀 그렇지만 그를 이기기 위해서라도 붉은 악마를 소환해야 할 것 같다.

그제는 정치와 스포츠의 역학관계에 대해서 TV토론도 있었다.

정치가 스포츠를 이용했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그런 세상이 아니니 비극적인 참사와 희생 같은 것을 조심하면서 발전적인 광화문의 거리 응원이 됐으면 한다.

 

트라우마가 무섭다.

불가피한 천재지변이든 피할 수 있었던 휴먼 에러든 아픔을 되풀이하거나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한 번 당하고 나면 주눅이 들 수밖에 없다.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도 비슷한 일만 벌어지면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식으로 신경 쓰다 보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칠 수가 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오우천월(吳牛喘月)은 당연한 것이다.

 

용산도 참 답답하실 것 같다.

담대하게 뭘 해보려고 나서면 꼭 무슨 일이 생긴다.

발목을 잡고 잡히는 것인가.

아니면, 환경과 능력의 문제인가.

그도 아니면, 귀신 곡할 또 다른 뭐가 있는 것인가.

설상가상에 일파만파의 형태로 번져 나간다.

 

광야에 홀로 선 기분이실 것 같다.

피아를 가릴 거 없이 돌진한다.

나한테 좀 손해가 가고 서운하게 하면 반기를 들고 일어선다.

여기저기서 그러니 결국은 고립무원의 사면초가가 된다.

의욕이 떨어지고 체면이 안 선다는 한숨이 나올 만도 하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감탄고토(甘呑苦吐)할 처지가 아니다.

체질에 안 맞아도 맞춰야 한다.

그 자리는 뭘 해주겠다며 시혜를 베푸는 자리가 아니라 어렵더라도 내일을 위하여 함께 가자고 사정하는 자리라고 한다.

그 길은 꼭 가고 싶어서 가거나 누가 등 떠 밀어서 간 길도 아닌 숙명의 길이라고 한다.

곧은 길이든 굽은 길이든, 꽃길이든 가시밭길이든 가야 할 길이다.

기승전결 김()이든 이()이든, 하나에서 열까지 우()이든 좌()든 간에 타도할 대상이 아니라 동행할 동반자이다.

10:0이든, 0:10이든, 5:57:3이든, 3:7이든 다 받아들여 나도 옳고 너도 옳고 한다든가, 둘 다 맞았다든가 둘 다 틀렸다던가 하면서 등을 도닥거리며 함께 가야 할 길이다.

 

우리의 목표는 다 잘 먹고 잘 살자는 것이다.

지고이기는 것은 병가지상사다.

피파랭킹 51위인 사우디가 월드컵에서 피파랭킹 3위인 아르헨티나를 이기듯이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질 수도 있고, 비렁뱅이가 파워볼 1등에 당첨될 수도 있다.

그러니 이기면 좋고 지면 슬프지만 승패에 연연하지 말고 그 뒤에 있는 더 큰 것을 위하여 더 뜨거운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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