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고가에 품절에

Aphraates 2022. 12. 4. 14:58

뭐가 고가라고, 그럼 안 사.

그게 품절이라고, 그럼 안 써.

 

전에는 그런 식이어도 큰 불편 없이 지냈다.

보릿고개 시절 생각하며 몸과 맘이 좀 고생하면 저절로 해결됐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몸과 맘도 허약해졌고, 절약성과 참을성도 떨어졌다.

보통 하던 대로 안 하면 이러다가 무슨 일 생기는 거 아니냐는 걱정부터 든다.

안 쓰고, 안 먹고, 안 입으면 성인병과 현대병이 줄고 돈도 굳으니 일거양득일 텐데 그렇게 어물쩍하게 넘어갈 수가 없게 돼 있다.

애국지사처럼 혼자 참고 견딘다고 해서 호전될 것이 아니라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할 수가 없다.

 

시중 흐름이 원활치 않다.

어디에선가는 막혀 선순환이 안 되고 악순환이다.

내막을 잘 모르는 보통 사람들이야 일단 불편하고 불안한 것이 못마땅하여 그런 걸 갖고 왜 그러느냐고 답답해하지만 당사자들은 심각하다.

 

화물연대발 노사정 갈등이 심상찮다.

좋지 않은 국내외 환경을 볼 때 그런 일은 안중에도 없이 지나가야 하는데 여기저기서 우후죽순처럼 돋아나고 있다.

설상가상(雪上加霜)이다.

동심(同心)과 동행(同行)의 아름다운 모습이 보고 싶다.

화물차 운전자는 개인사업자냐 운전 근로자냐, 불법이냐 악법이냐를 놓고 정당성과 부당성을 따질 때가 아니다.

 

<“40년 주유소 했는데 기름 떨어진 건 처음허탕 친 시민들은 발 동동 [현장르포]> 라는 기사가 있다.

<기름 값이 떨어지고 소비가 준다는 데 휘발유 품절이라며 불안감을 높인다>는 기사도 있다.

다 맞기도 하고 다 틀리기도 하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 옳을 수도 있고, 다 틀릴 수도 있으니 삐딱한 사시가 아닌 정면의 정시로 봤으면 한다.

 

일이 꼬이려나 가지가지다.

오비이락(烏飛梨落)도 한몫한다.

시베리아의 찬 공기가 남으로 내려와 엄동설한을 이어가고 있다.

초대받지 않은 반갑지 않은 손님은 좀 천천히 와도 되련만 뭐가 그리 급하다고 서둘러 엄습하는 것인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여름이라면 덥고 모기가 물지라도 배 득득 긁으며 견뎌낼 수 있지만 잠시만 방치하며 그대로 얼어버리는 겨울은 아니다.

온몸을 따뜻하게 하지 않으면 탈이 날 텐데 생물도 아닌 무생물인 것들까지 왜 그 모양인지 섭하다.

 

기왕 고가에 품절이라면 이런 상한가의 품절녀와 품질남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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