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땜

액땜했다 치자.

사자성어로는 전화위복(轉禍爲福)이다.

실수나 실패를 인정하고 앞으로 잘 해보자는 긍정적인 마인드다.

결과는 불만이지만 그런 시작은 다행이라 하겠다.

기왕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이나 손해라면 어찌할 것인가.

반성과 재발 방지로 성숙하는 것을 권장할지언정 그를 탓하거나 이해득실에 연연하는 것은 소탐대실이다.

처신과 처리 측면에서 보면 하대일 것이다.

물론 불리한 것을 당연시하고 남이나 환경 탓을 하는 것은 더 하대라 할 것이다.

 

직원의 자동차 접촉 사고가 발생했다.

그냥 발생한 게 아니었다.

어처구니없는 인간 오류로 다 그럴만한 사고 원인의 개연성이 있다.

우연의 일치가 나쁜 쪽으로만 이어졌다.

도미노 하나만 빠져도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텐데 연속적으로 쓰러져 사고가 발생했다는 하인리히의 도미노 이론 그대로였다.

또 도둑맞으려면 개도 안 짖는다는 격으로 일이 안 되려니 안 좋은 것들만 겹쳐 사고가 발생한 것이었다.

 

명시된 운전 나이 하한선을 등한시해 몰랐다.

확인은커녕 아예 생각을 못 했다.

위태위태했다.

그래도 그 정도 역할은 충분히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 판단의 오류가 있었다.

아직 그럴 단계가 아닌데 산만하게 업무를 부여하고, 그에 당황하여 좌고우면하는 것을 묵인한 귀책사유도 있다.

한쪽은 답답하고, 다른 쪽은 불안했다.

그를 잘 어울려 잘 녹여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실수도 가세했다.

그러나 어쩌겠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잘 닦아내고, 더 새지 않게 하여 수습해야 한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 생각하고 싶다.

비 내리면 잠시 질척거릴지라도 그를 일시적인 현상이라 여기고 싶다.

굳은 땅도 질은 땅도 잘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잘하는 것이자 잘 사는 것이라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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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