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따블이다

Aphraates 2023. 2. 25. 06:10

쩐이 따블이다.

들어오는 것도 나가는 것도 따블이다.

대전과 남원에서 두 집 살림하기 때문이다.

공공요금이 폭등하는 등 물가고에 시달리는 것을 넘어선다.

오르고 비싸면 안 쓰면 된다고 큰소리치던 것도 힘을 잃고, 그래도 절약해야 한다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도 한계에 이른 듯하다.

개인적으로 먹고사는 것은 별반 차이가 없거나 더 축소됐는데 외적인 요인들로 인하여 어려운 것이다.

 

물론 지금 처지에서 그런 것을 걱정하는 것은 적절친 않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면 지금 상황에 대해서 가타부타 말할 것은 아니고 가만히 있으면서 남들과 동행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어디를 가도 피부로 느끼는 물가고 압박이 고역스럽다.

 

두 집 살림 계산을 해본다.

많이 나간다.

1+1=2의 수학 공식대로 두 배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1+0.5=1.5 정도는 되는 것 같다.

1이 대전이 될 수도 있고, 남원이 될 수도 있다.

결과는 1.5로 엎어치나 메치나가 마찬가지다.

눈이 쑥 들어가는 놀라움이다.

재취업하여 나간 사람들이 돈 벌어서 다 길에 깔고, 나가는 것이 팍 늘어나 버나 안 버나 큰 차이가 없다는 말들을 왜 하는지 이해가 된다.

그렇다고 마이너스로 나가는 것은 아니고 플러스가 되니 그도 복 받은 것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허구한 날 먹고 빈둥거리며 살만 뒤룩뒤룩 찐다던가, 있으면 먹고 없으면 안 먹는다며 느긋해 하는 듯한 공갈 도사를 부러워할 것은 아니다.

 

현관 문에 걸어 놓은 행낭 주머니에 가톨릭 신문, 살레시오 수도원 월간지, 건강보험 건강검진 통지문, 창호 교체 안내 전단과 함께 매월 단골손님인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 및 부과 명세서가 있었다.

 

다른 것은 다음에 보기로 하고 짐도 풀기 전에 얼른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를 살펴봤다.

총액을 보니 지난달에 비하여 십만 원 정도가 줄었다.

중앙집중식인 난방비가 사만 원 정도 줄었다.

기온이 좀 덜 떨어져 불을 좀 덜 땠거나, 외적인 요인은 뒤로 하고 난방비가 왜 이렇게 터무니없이 나왔느냐고 난리를 치자 에너지 절약했거나, 국내외 에너지 가격이 내려갔거나 한 영향 중의 하나일 텐데 준 것은 맞으니 신통하다.

다른 공동 합계는 별 변함이 없었다.

대신 개별 합계에서 한 오만 원 줄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월간으로 따져볼 때 대전보다는 남원에 있는 시간이 더 많으니 대전에서 발생할 비용이 남원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남원에서 발생하는 전기, 가스, 교통비, 기타 생활비를 계산하면 대전에서 줄은 십만 원이 준 게 아니라는 결론이다.

쉽게 말하면 양 골로 먹는 것이 아니라 양 골로 까지는 것이다.

 

심 봤다.

따블이다.

따따블이다.

그리 소리를 지르지 않아도 주름살이 진 살림살이이자 국가 사회 경제인 것은 맞는다.

 

하늘만 쳐다볼 일이 아니다.

벌어진 상황을 생중계나 할 일이 아니다.

과거를 탓하고 남한테 미룰 일이 아니다.

잔전 푼들끼리 모여 쑥덕공론을 할 일이 아니다.

미래는 고사하고 현상 유지도 버거워 허둥지둥할 일이 아니다.

 

획기적인 발상, 혁신적인 규제 완화나 강화, 획기적이고 개선책, 실질적인 시행. 솔선수범하는 자세......, 해야 할 일들이 많을 텐데 그도 여의찮으면 어깨띠를 두르고 근검절약과 상부상조를 외치는 정신 재무장이라도 해야 할 것이다.

 

갑시다.

심기일전하여 분골쇄신과 임전무퇴와 무한 질주로 난제를 타개합시다.

어려우면 기왕 뽑은 칼이니 시들시들해진 늙은 호박이라도 벱시다.

518동지 여러분 그리고, 다른 분들.

테크노 밸리 O&A 장남 루까 결혼식장으로 달려갑시다.

엄마 치마꼬리 붙잡고 숨으며 수줍어하던 아이가 벌써 서른 넘은 장년이 되어 장가를 가니 축하와 응원을 해주고 그 기운에 따블로 힘입어 한 잔 아니, 여러 잔 찌그리는 것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합시다.

 

<http://kimjyyhm.tistory.com> <http://blog.daum.net/kimjyyhm>

<http://www.facebook.com/kimjyyfb> <http://twitter.com/kimjyytwt>

(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