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친구, 훨훨 날아가시게나
Aphraates
2023. 3. 11. 04:49
친구, 이 사람아.
쭈그렁 밤 삼 년이라고 했잖은가.
온갖 수난을 겪으면서도 잘 버티더니 갑작스레 이 무슨 변고인가.
위중한 것은 아니나 거동하기 불편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만나 차라도 한 잔 나누었어야 했는데 언제일지 모르는 기약 없는 그날로 미루게 되다니 원통하기 그지없네 그려.
친구.
우리는 숭고하면서도 미약한 존재가 아닌가.
친구나, 나나, 그리고 누구라도 우리 맘대로 할 수 없는 것을 어쩌겠는가.
당신 뜻대로 하시라고 청할 따름이네.
모든 것을 당신께 맡기고 훨훨 날아가시게나.
살아생전 그렇게도 간구하던 당신 곁에서 평안하시게나
이승에서 못 다한 것들은 저승에서 다 이루시고, 이승에 남겨진 것들은 다 당신 손에 넘기시게나.
친구,
가난한 농촌의 아들로 태어나 정말 고생이 많았네.
여기에서 쌓은 공로는 당신께서 다 헤아리시고 갚아주실걸세.
우리 함께 이승과 저승을 통공하면서 당신께 머물 수 있게 해주시라고 매달리세나.
친구,
사랑한다.
당신 손에 맡기면서 어여삐 여기시어 자비를 베풀어주시라고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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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