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가 뽀얗게
근 한 달 만에 집에 왔다.
잠시 머무는 남원 셋집도 좋지만 역시 본가인 내 집이 좋다는 생각이 들고 푸근하다.
바람 좀 통하라고 베란다 문을 조금씩 열어 놓고 갔더니 베란다 곳곳에 먼지가 뽀얗게 쌓였다.
크게 불편한 것도 아니고 금방 털어낼 것도 아니었으나 군시러워할 마이 홈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고, 빌붙어 자리 잡으려고 하는 미세 먼지를 용납하면 안 될 것 같아 먼지떨이로 팍팍 털어낸 후에 진공청소기를 문질렀다.
이어서 베란다 바닥에 물을 뿌렸더니 바닥도 먼지가 쌓였던지 내려가는 물이 부연했다.
닐니리 기와집도 사람이안 살고 방치하면 금세 무너지고, 다 기울어가는 오두막도 사람이 살면서 훈기를 뿜어내면 그럭저럭 즐거운 나이 집이 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집 문제는 넘어섰다.
집에 집착하거나 집이 없어 걱정할 처지는 아니다.
수많은 난관을 거치면서도 편히 쉴 수 있는 집이 있다.
재산이나 돈을 따질 그런 집은 아니다.
뿌리를 박고 근 30년 살고 있는 손때 묻은 자그마한 집이다.
그런데 예나 지금이나 집 문제는 여전히 난해하다.
답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 최선이라고 답을 내 놓으면 내일 가서 새로운 답이 등장한다.
저는 임차인이라고 했다가 강남 귀족 임차인이라는 소리와 부동산 투기로 구설수에 올랐던 부동산 전문가도, 전공 분야는 아니지만 부동사 일타 강사로 명성을 얻어 그 후광으로 입각한 장관도, 부동산 문제로 결정타를 맞고 물러난 강남좌파와 강북우파 인사도 소리만 요란하지 가려운 데도 못 긁어 주고 아픈 데도 못 만져준다.
전세 사기가 재경 지역에서 발원하여 전국적으로 번져 나가고 있다.
장기적인 대책은 뒤로 미룬 상태다.
급한 불부터 꺼야기 때문이다.
전세 사기를 당해 거리로 나 앉을 피해자들을 어떠헥 할 것인가.
두고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방송에서 한 주부가 나와 부실기업이나 금융권에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국고 지원을 하면서 왜 코흘리개 집 한 칸도 없어 불쌍한 사람들에게는 왜 그렇게 인색하냐며 눈물을 흘렸다.
그를 보고 내 일처럼 공감하지 않는 사람들은 드물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자는 데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 뉴스를 보면서 혀를 차던 군산 해장국집 주인이 한 예다.
농사 실패했다고 해서 돈 주고, 고기 안 잡힌다고 돈 주고, 장사 안 된다고 돈 주고, 실업자 됐다고 돈 주고, 주식이나 가상화폐로 손해 봤다고 돈 주고, 일하기 싫어 화낸다고 돈 주고, 내 편이라고 돈 주고, 벌이가 션찮고 월급 적다고 돈 주고......, 그러면 그 돈은 어디서 나오냐는 식이었고, 옛날에 집을 장만할 때 어땠는지 그 애환을 생각좀 해야 한다는 식이었다.
집은 답을 내기 어려운 수학 공식이다.
2020년 우리나라 주택 보급률이 103.6%란다.
인구는 늘어나지 않고 답보상태다.
한 사람이 한 채를 갖고도 남는다는 수치다
그런데 집이 부족하다며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아파트 단지와 아파트는 어떻게 된 것인가.
주택 보유 1위자 1천 806채라고 하면 돈이 돈버는 그런 구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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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