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수박
완전 유기농 무공해 농산물입니다.
자신있습니다.
믿으셔도 좋습니다.
생산자인 농부 또는, 유통 단계인 장사나 요리가로부터 그런 소리를 들으면 어떨까.
쉬운 문제는 아니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내 인생에 박수”라는 노래를 부르며 환호할 수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세상에 속고만 살았나.
OOO 빤스를 입었나 왜 그렇게 의심이 많은 거야.
그런 비난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맘이 편칠 않다.
의심치 않고 믿는 자는 행복하다는 말씀을 따르는 사람일지라도 정말 그게 가능할까 하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보게 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불신이 만연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완전 유기농 무농약 재배로는 채소 한 잎에 열매 하나 제대로 얻을 수 없는 것이 자연환경의 실상이다.
자연 퇴비를 좀 더 쓴다거나 농약을 좀 덜 한다거나 한다면 몰라도 완벽하게 친환경농을 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직접 농사를 짓고, 내다 팔고, 사서 요리를 한 당사자들이 그렇다는데 그런 게 가능하냐며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예의도 아니고, 상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확인한 것도 아닌 막연한 부정적인 평가가 될 수도 있으니 삼가야 할 일이다.
본인들이 그렇다면 믿어야지요 하고 억지 춘향으로 고개를 끄떡이지만 돌아서면 정말로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는 것을 나무라기도 적절친 않은 것 같다.
무농약의 무등산 수박입니다.
무공해의 청정 지역 산 수박입니다.
그런 말만 들어도 시원하고 달콤하다.
무조건 오케이에 두말할 것 없이 게 눈 감추듯이 먹어 치운다.
그렇다면 그런 줄 알고 즐기면 그게 곧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찌개백반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짜배기 무등산 수박이나 정통 심심산천 산 수박을 먹어봤느냐고 묻는다면 즉답으로 "예"라고 할 수 있는가.
무슨 전쟁을 하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직설적으로 나오면 어쩌자는 것인가.
명확한 기억은 없다.
그러나 알게 모르게 몇 번은 먹어보지 않았겠느냐면서 말꼬리를 흐리게 되겠지만 생각만 해도 청량감이 드는 산 수박이다.
무엇 하나 환경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을지라도 산 수박이라고 하면 신선하고 상큼한 가공되지 않은 천연 농산물이라는 평가로 선수익(先收益)을 따고 들어가는 것이다.
닮은 듯 다른 두 녀석이다.
산 수박과 산 도박이 그렇다.
마침 영감을 떠오르게 하는 건이 생겼다.
오염된 인간성의 산 도박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친환경 산 수박 이야기를 꺼내게 되었다.
주먹으로 내리치면 쩍 갈라져서 붉은 단물이 줄줄 흘러내려 침샘을 자극하는 산 수박은 생각만 해도 군침이 흐르지만 음절 상으로 보면 이웃사촌인 같으면서도 전혀 다른 산 도박은 생각만 해도 치사하다.
지리산 뱀사골 달궁 계곡으로 천렵(川獵) 한 번 가십시다.
콜에 콜입니다.
여름이 되면 강행군으로 땀 꽤나 흘릴텐데 사전 몸보신하는 기분으로 또, 세상없는 일이 있을지라도 거뜬히 이겨내자는 결의 대회 한 번 하는 것도 큰 활력소가 될 것이니 그리하십시다.
과거 회귀적인 측면이 없지 않으나 그리움과 추억을 소환하는 즐거운 일이 될 것입니다.
남들한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들끼리 잘해보자고 도원결의하는 것이니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대동단결로 만면의 미소를 띠었다.
그런데 갑자기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원대한 꿈의 잔치에는 계곡물에 발 담그고 노니면서 옛날 방식으로 오가는 현찰 속에 싹 트는 우정의 면모를 보이는 행사도 하자고 했는데 찬물을 뿌리고 오물을 투척하는 일이 벌어졌다.
영화 이야기가 그것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세계였다.
속이고 속이는 스릴 만점의 재미였다.
그 영화는 인기가 좋아 시리즈로 제작되기도 했다.
영화라면 소설-희곡-영화로 이어지는 것처럼 상상의 나라다.
내가 주인공이 되어 그 속에 빠져드노라면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결국은 허무다.
종횡무진으로 활약하다가 그 허구의 상상에 따라 울고 웃는 가볍지만 의미 있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루어질 수 없는 것에 자신을 던져 울고 웃다가 끝난다.
거기까지다.
안 되는 것을 어긋나게 꿰맞추면 그에 상응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영화 '타짜'가 현실로‥한밤 중 '산도박' 현장 급습해 일당 검거> 라는 기사가 오늘의 화젯거리다.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났다.
좀 겸연쩍다.
그런 일은 안 된다면서 엄하게 벌해야 한다고 언성을 높이려다가 말았다.
기사를 들여다보니 이웃 동네에서 발생한 사건이었다.
말은 느리지만 행동은 빠르다는 충청도 양반고을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기죽는 것으로 보속해야겠다.
어제는 칠갑산과 백마강으로 이어지는 미당 선생의 고향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며 사랑한다고 하는 용비어천가였는데 오늘은 자숙 모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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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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