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하나로 끝이 아니다

Aphraates 2023. 5. 7. 06:55

X) 그 제도, 고쳐!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건이지만 시대 흐름에 안 맞고 많은 사람들이 불편해 하니 확 뜯어 고칩시다.

Y) 아니오, 심사숙고해야 합니다.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것이라면 그럴만한 명분과 가치가 있기 때문인데 단칼에 고친다며 조령모개(朝令暮改)식으로 악순환이 될 공산이 큽니다.

Z) 그래서요, 어떻게 하자는 겁니까.

아전인수(我田引水)로 말로만 백년대계이니, 국가와 국민을 위한 우국충정이니, 진실과 과학에 근거한 판단으로 존중돼야 하느니 하지 말고 원칙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이 뭔지 밝혀보시오.

 

다양성이 존중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늘 부딪히는 일이다.

아니, 다수의 의견 같은 것은 무시된 채 권력자 말 한 마디면 일사천리로 이루어지는 획일성의 공산주의 사회에서도 문제가 되는 건이다.

삼라만상은 공평하다.

하나가 좋으면 하나가 안 좋은 식으로 공존한다.

결국은 일방적인 승리나 완전한 만족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X) 집을 고칩시다.

지은 지 오래 됐습니다.

여기저기 돈이 들어갈 때도 됐고, 낡아서 남 보기에 안 좋기도 하고, 고장이 잦아 사용하는데 불편도 하니 말이 나온 김에 결단을 내려 고치도록 합시다.

 

Z) 가족들이 와글와글 이다.

 

Y) 또 그 이야기입니까.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살아가기 큰 불편이 없는데 왜 잊어버릴만하면 그 문제를 들고 나와 분란입니까.

새롭게 고친다 해도 몇 년 지나면 헌 것인 것은 그게 그거고, 있는 그대로 잘 관리하면서 쓰면 오히려 고색창연할 텐데 왜 그렇게 없는 살림 쥐어짜면서 무리를 합니까.

그럴 힘 있으면 다른 데 쓰도록 합시다.

 

<병장 월급 100만원 시대, 복무기간 국민연금 강제 가입될까>

이 기사를 보니 병사 월급 올려준다고 했을 때 좋다고 했더니 그 것 하나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알게 한다.

전에도 여러 계층의 분들로부터 직업군인과 하위직 공무원과 저임금 근로자들과의 형평성 등 곳곳이 지뢰밭이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군관계자 분한테서는 고액 월급을 받는 병사들의 병영 생활과 병역 의무에 대한 인식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측면이 있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것을 본 적도 있는데 그런 것들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된다.

 

이럴 때는 묵언수행이다.

회피하거나 전략적인 모호성(Strategic Ambiguity)을 유지하는 편이 낫다.

관계자들이나 전문가들이나 이해당사자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YS인가 NO인가를 명확히 하는 성격이지만 입장 난처한 이럴 때는 궁여지책이긴 하나 제 3지대의 중간지대로 남는 게 낫다.

주어진 명제들에 대해 깊이 관여하거나 도움이 될 처지도 아니다.

주제넘게 이쪽은 옳고 저쪽은 그르다는 식으로 나오면 결국은 사색당파의 한 복판에 서게 되는 모양새가 될 것이다.

 

고언도, 충언도, 방언도 아닙니다.

안녕히 계세요.

저는 바빠서 이만 갑니다.

집수리고, 병사 월급이고 하나로 끝이 아닙니다.

계속 연구 개발하여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내야지요.

얼굴 붉히며 으르렁거리면 서로 피곤하고 일도 안 되니 싸우지 말고 잘들 해보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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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