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오늘은 쉬자

Aphraates 2023. 7. 9. 19:11

돈이고, 일이고, 지식이고 다 내려놓고 오늘은 쉬자.

열심히 살고 있으니 적어도 오늘 하루만이라도 나를 위하여 투자하자.

복음(마태오복음 11.25-30)과 강론 말씀이시기도 하고, 주일(主日)이면 다시금 깨달으며 그리하자고 다짐하는 무언의 바람이기도 하다.

 

정림동 청우회 행사 뒤끝 파급으로 인해 아침도 거르고 미사 참례했다.

돌아오는 길에 율리오 형님께서 먼 길 떠나는데 수제비나 한 그릇 하자고 하시어 O 수제비 집에서 바삭하게 부친 파전을 곁들여 민물새우 수제비를 먹었다.

칼큼하고 시원하여 좋았다.

몸이 무겁고 눈이 감겨 잠시 눈을 붙였다가 보따리를 싸 들고 남원 행차에 나섰다.

날씨는 흐렸지만 옆으로 펼쳐진 녹음방초를 눈요기하면서 시원하게 달리는 고속도로가 좋았다.

 

남원 집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이내 피시를 열었다.

업무 관련 뉴스를 보고 날씨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내일은 정부 고위층 인사가 현장을 방문하실 예정이다.

공정은 빠듯한데 오락가락하는 날씨가 부담스럽다.

평소 하던 대로 하면서 정리 정돈을 다 하였기 때문에 특별히 추가로 할 것은 없을 듯하지만 막상 닥치면 미진한 것이 나타나는 것이 그간의 경험이었으니 세심한 관심과 진솔한 정성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그건 내일 일인 내일 걱정할 일이다.

오늘은 한가로운 밤에 푹 쉬는 날이었으면 한다.

일하고 싶다고 해서 맘대로 할 수 없고, 쉬고 싶다고 해서 쉴 형편도 아닌 나는 무엇인지 생각해볼 겨를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바쁘고 지친 나날일지라도 성당에 나오는 하루만이라도 모든 것 잊고 주님을 위해 또, 자신을 위해 시간을 함께하면서 이웃과 더불어 평안한 하루를 갖자는 본당 신부님 강론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이다.

비록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더 간절한 것인지 모르지만 몸은 그럴지라도 맘까지 그러지 말자는 기약 없는 다짐을 다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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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U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