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고속도는 막히고, 국도는 넘치고

Aphraates 2023. 7. 15. 06:08

춘향골 남원에서 한밭 대전까지는 편도 130km

거기에는 진출입로인 국도가 약간 있고 대부분은 4차선 이상의 고속도다.

소요시간은 2시간 남짓이다.

기상, 도로, 자동차, 운전수한테 문제가 없는 평상시가 그 정도 걸린다.

호남고속도로, 순천-익산 고속도로, 전주-남원 국도는 교통 체증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과속을 안 해도 그 시간이면 널널하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고요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호사다마다.

심술쟁이는 언제 어디서든 있기 마련이다.

어제는 올라오는데 5시간 정도가 걸렸다.

주행거리는 평소와 별반 차이가 없는 136km이었고, 중간에 한 번도 쉬지 않았는데도 평소 2.5배 정도의 시간이 걸린 것이다.

 

왜 그랬을까.

자동차 본체나 계기가 고장 난 것이 아니다.

중간에 사고가 발생하여 지체된 것도 아니다.

원인은 폭우로 인한 도로 파손과 교통 체증 때문이었다.

자발없는 판단 미스도 한 몫을 했다.

요령 부린다는 것이 더 더디었다.

길을 바꾸면 좀 나을까 하고 고속도로와 국도를 번갈아 들랑거렸다.

가던 길이 정답인데 샛길로 빠져 오답을 낸 것이다.

고속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해 막히고, 국도는 곳곳이 토사와 물이 넘쳤다.

비가 많이 오면 도로가 훼손되는 것을 종종 봤지만 이번처럼 심한 것은 처음이다.

 

참 멍청하기도 했다.

하루 종일 기상 예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그러다가 헛발질을 한 것이다.

비가 가장 많이 올 거라고 예보된 남원-임실-완주-논산의 고속도로와 국도를 넘나들었다.

폭우로 인한 공사 현장 피해가 없어야 한다고 동동거리는 것 까지는 준수했는데 정작 자기 앞을 가리질 못한 것은 하수였다.

국가와 조직에 충성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공익을 걱정한 것이 아니라 어찌 하다 보니 그리 된 것이자 옛날로 돌아간 것은 칭찬할만하지만 그래봤지 자신만 망가진다며 적당히 하라는 말을 인증한 것은 시대 흐름에 안 맞는 것 같다.

 

턱없는 자화자찬도 했다.

어디를 오가다보면 날씨와 도로 사정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고, 위험한 빗길을 늘어지게 달리면서 오랜만에 구경삼아 옛길을 달려본다고 스스로를 위안한 것이다.

 

가는 곳곳마다 호우특보에 홍수예방 경고 메시지가 뜬다.

한반도 전체가 물폭탄 세례를 맞고 바닥을 드러냈던 저수지와 호수가 만수위가 되어 대부분의 댐 수문을 개방했으니 조심하라는 기상 캐스터와 앵커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공동의 관심이지만 우서 각자도생의 차원에서 각기 알아서 할 것은 해야만 이 수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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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U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