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증
공사 현장은 참 복잡하다.
별의별 일도 다 일어난다.
공사만 잘 되면 같을 텐데 그게 아니다.
걸리는 것이 한둘이 아니다.
하루도 그냥 부드럽게 지나가는 날이 별로 없다.
인류 역사 이래 지구촌에 전쟁이 없었던 날은 하루도 없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이니 남의 일이 아니라 제 일이지만 제 얼굴에 침 뱉는 격이 아닌가 한다.
구조(System)상으로나 운용(Operation)상으로나, 관리(Management)상으로나 늘 밀고 당기는 상황이다.
주인 측에게서는 가능한 적은 공사비로 설계대로 시공되기를 바라고, 업체는 공사비를 아껴 빠른 시간 내에 완공시키기를 원하고, 중간에서는 양측의 요구 조건을 만족시키며 유연하게 공사가 진행되기를 바란다.
단일 공사에서도 이해관계로 충돌하여 어려움이 많은데 복합 공사에서는 말할 나위 없다.
여러 분야가 유기적으로 콤비네이션을 이루어 원활하게 공사가 이루어지려면 준수하고 이행해야 할 사항들이 넘치고도 넘친다.
지지난 주다.
관리하는 여러 분야 중 한 전문공사가 착공되었다.
회의를 하면서 중요 사항을 강조하고, 그를 잘 지키겠다고 서로 약속했는데 막상 공사에 들어가니 잘 안 지켜졌다.
필수 요원 중의 한 명이 질병 치료 중이라며 회의에 불참하였다.
다섯이 한 팀이 되어 작업하는 규정은 기본인데 거기서부터 안 지켜졌다.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고 양해를 구했으나 그것은 중대한 하자로 작업 진행이 될 수가 없었다.
본 작업 반드시 작업자를 투입하여 공사를 진행토록 조치했다.
처음부터 분위기가 서먹서먹했다.
그래도 너무 냉랭하면 안 될 것 같다 무슨 질병이길래 그러냐고 하였더니 이석증으로서 자세와 행동이 불안정하다는 것이었다.
위험한 작업을 하는데 간단치 않은 질병이었다.
안전관리 규정상에도 저촉이 되는 사안이었다.
다른 방법으로라도 해소한 후에 작업할 수 있도록 하라고 다시 한번 당부하였다.
본 작업에 그 작업자가 투입되었다.
작업이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현장소장님과 담당 감리 상무님이 웃으면서 괜찮다고 하셨다.
무슨 사연이지 감이 잡혔다.
다시 문제를 드러내 시끄럽게 할 것은 아니어서 다른 말은 하지 않았는데 나중에 옆으로 들리는 얘기로는 다른 현장에서 일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석증에 대해 검색해봤다.
흔하진 않지만 주변에 그런 분이 있기도 했으나 별다른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을 계기로 조금 알게 됐다.
정상적인 활동에 지장을 주는 심각하고 고질적인 질병이었다.
신비롭다.
우리 신체는 참 묘하다.
그 어느 것보다도 정교하다.
중요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
털끝 하나에서 신체 전체까지 기관마다 다 제 역할을 한다.
하나만 이상이 있어도 어려움을 겪는다.
자칫 잘못하면 다른 곳으로 전이되어 중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반대로 하나가 무너진다고 해서 다 망가지는 것도 아니다.
은 아니고 다른 기관이 보조 역할을 하여 현상 유지를 한다.
약하면서도 강한 것이 우리 신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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