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해동군자

Aphraates 2023. 9. 14. 02:34

호칭 문제가 뜨거운 감자다.

겉으로는 무례하다고 간단히 생각할 수 있겠지만 속으로는 안 그렇다.

인정과 신뢰와 존경의 문제다.

호칭 문제는 한글의 복잡한 언어 체계에서 비롯된 면이 없지 않으나 그보다는 상대방에 관한 생각이 달라서 튀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호칭을 놓고 임전무퇴의 사생결단으로 나오기도 한다.

 

전현직 국가원수를 OOO 씨라고 불렀다.

더 과격한 호칭도 있다.

아주 고약하다.

국민 된 도리가 아니다.

자기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린치하는 천인공노할 일이다.

 

듣기가 불편한 것 그 이상이다.

기본이 안 돼 있다.

백해무익한 독버섯이니 척결하자 외치고 싶다.

김홍신 작가님한테 부탁하여 입을 재봉질해달라 부탁하고 싶다.

 

누구나 공과가 있고, 일은 잘할 수도 못할 수도 있다.

호불호도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서로 네 탓 공방이다.

가을 밤송이 벌어지듯이 양쪽으로 짝 벌어져서 그런다.

눈을 부라리며 최소한 예의를 지키라고 각을 세운다.

누가 누구한테 하는 소리인지 모르겠다.

난형난제다.

애들 알까 무섭다.

아니, 애들도 이미 편을 갈라 공방을 벌인다.

격에 맞지 않은 발언이어서 이상했지만 결국은 통쾌했던 OOX들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고 하던 말이 떠오른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가.

그런 문제로 국력 낭비할 때가 아니다.

미래로 전진해도 부족한 판인데 어쩌자고 과거로 후진하는가.

언젯적 이야기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극좌의 빨갱이와 극우의 매국노 타령인가.

무슨 사연이 있기에 망명객이니 범죄자니 하면서 쓰레기 논쟁을 벌이는가.

 

깊은 시름이다.

자신을 욕되게 하는 자해행위다.

불필요한 소모전이다.

제 살 깎아 먹는 무모함이다.

각성하길 바란다.

인상을 찌푸리며 고성방가하지 말고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고,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을 좀 리마인해봤으면 한다.

 

직장에서도 호칭 문제가 제기됐다.

국가와 사회가 그러니 직장과 가정이라고 오염되지 않을 수 없다.

 

<여성 직장인 56"'아줌마·아가씨' 소리 들어봤다"> 라는 기사다.

아줌마와 아까씨란 말이 안 좋게 들리는가보다.

저잣거리에서 쓰는 김OO 씨라 부르는 것보다도 더 거부감이 큰 것 같다.

그런 추세라면 아저씨와 총각이란 말도 비슷할 것이다.

직장이라면 김OO 사원, 김 사원, OO 과장(부장), 김 과장(부장)이라고 부르면 무난할 것이다.

어색하다면 김OO, 김 군, 김 양, 미스터, 미스, 미세스를 붙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듣기 싫다는데 그렇게 불러 파란을 일으킬 것은 없다.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이모나 삼촌이라고 부르던 식당 서빙 원도 어색하여 허공에 대고 사장님이라 부르고, 기사 양반이나 운전사라고 부르는 것이 하대하는 것 같아 작은 지게차 운전원한테도 사장님이라고 부르는 현실이다.

그런데 호칭 문젤 갈등하고 일을 그르치는 것은 무례이자 무능이다.

부르는 측이나 불리는 측이나 동방예의지국 백의의 민족 후손임을 천명해봤으면 한다.

 

한글로 호칭하기가 머리 아프면 그냥 영미식으로 써(sir,각하,,선생님, 손님,아저씨)로 쓰던가, 중국식으로 따거(大哥,맏형,장형, )이라 부르면 어떨까 하는데......, 그러다가 친미니 친중이니 하는 프레임에 갇혀 혼나는 것이나 아닐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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