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목욕탕

Aphraates 2024. 2. 4. 07:05

변하는 것도 진위(眞僞)로 구분될 수 있다.

진이어야지 위라며 안 변하니 만 못하다.

타는 것도 호불호로 가려질 수 있다.

승마가 시의적절해야지 무리하면 낙마하여 패가망신할 수 있다.

시대변화에 따라 근본적으로 변하는 것은 좋다.

긍정적이고 호전적이며 득이다.

인기영합에 따라 약삭빠르게 변하는 것은 안 좋다.

부정적이고 악화적이면 실이다.

 

<'지역 유지'로 불리던 목욕탕 주인들''대 폐업 비용> 이라는 기사와 <이해찬 국회의원 하자고 이리갔다 저리갔다 안돼안철수의 국민의당 결국 없어져”> 라는 기사가 눈에 들어온다.

요즈음 돌아가는 상황을 보고 이래서는 안 된다며 긴 한숨을 내세우는 모모의 속내와도 통해 더 맘에 와 닿는 안타까운 모습이 아닌가 한다.

제목만 보고도 기사의 내용인 뭔지 짐작할 수 있다.

 

청양 읍내 사거리, 다음

 

미당 선생이 10km 떨어진 사양변전소에서 신입사원으로 근무할 때다.

청양 읍내 사거리에 청양 유일의 대중목욕탕이 있었다.

허름하지만 군에서 운영권을 얻기만 하면 돈 잘 버는 것으로 통했다.

유성이나 온양 온천을 갈 때가 아니면 종종 들리던 그 목욕탕에 대한 향수가 어린다.

하나 상황극은 거기까지다.

최신식 시설의 싸우나나 잘 꾸며진 개인 집 화장실 목욕탕이 있는 데 지금도 대중목욕탕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바보로 취급받을 받을 것이다.

 

한일 수교 반대인지, 삼선 개헌과 유신 헌법 반대인지 가물가물하다.

운동권 학생으로 맹활약하며 암암리에 전국으로 도망 다니던 반체제의 반항아였다.

선견지명이었는지 악재인지 모르겠으나 청양에 인물 났다 정도가 아니라 전국의 수재로 장래가 보장되는 S대생이 뭣이 아쉬워 저렇게 하고 다니는지 모르겠던 성당 앞 전파사 집 아들이다.

역전극의 주인공이다.

다가 시대가 변하여 무르팍 튀어 나온 츄리닝 차림으로 굴곡 없이 온상에서 성장하고 지금도 영향력이 있다고 알려진 한 넥타이 정장 차림을 넘어트린 신림동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의 주역이었다.

그 뒤로도 외길을 달려 크게 성공했다가 명예롭게 조용히 물러나서 어떤 자리에 가면 뼈있는 덕담을 하는 청양 출신 동년배인 이() 정승의 충고다.

역시 그 상황극도 거기까지다.

덕담과 충고가 그대로 통하지는 않는지 백가쟁명에 중구난방이다.

 

상황극은 반반으로 편이 갈리고 아리송하다.

무슨 소리.

세상은 그렇게 원칙대로만 흘러가는 게 아니야.

세상이 뒤죽박죽이어서 그런 독버섯 같은 사람이 더 잘 되는 것이라며 허탈해 하는 사람이 있다.

그 무슨 소리.

세상이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야.

세상은 질서정연하여 절대로 불의가 정의를 이길 수는 없다며 자신만만해 하는 사람이 있다.

다들 그게 무슨 소리.

이해상관 없이 오지랖 넓게 쏴 다니지 말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나비효과 같이 작은 것 하나라도 간과하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낄끼빠빠하면서 유연하게 사는 게 장땡이다.

 

그런데 맘이 짠하다.

()이 두렵다.

목욕탕은 철수하는 것이 아니라 안 철수하고 변하는 것이다.

한 시대를 풍미하였으나 이제는 볼 수 없는 청양의 목욕탕도, 아직은 그럴 나이는 아니나 지금은 노색이 짙어 보이는 운동권, 새 것이 헌 것이 되어 존재감이 없자 설득력 없고 알아주지 않는 훈수꾼이나 평론가로 추락하는 정치권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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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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